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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여행 –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

2019년 12월 9일 ~ 12월 12일(3박 4일)

쿠바의 힘든 여정을 끝내고 드디어 마지막 여행지인 멕시코 플라야 델 카르멘으로 향했다.

하바나의 숙소에서 공항까지 집 주인에게 부탁을 해서 택시를 예약해 두었는데, 결국 쿠바의 마지막 날에 쿠바를 떠나면서 올드카를 이용할 수 있었다.

쿠바 하바나에서 올드카 택시

플라야 델 카르멘은 멕시코 최고의 휴양지인 칸쿤으로부터 자동차로 약 1시간 거리 남쪽으로 이동을 해야하는 곳이다.
세계적인 휴양지인 칸쿤의 숙소는 대부분이 All Inclusive로 이루어져있다. 아침식사부터 저녁식사까지 모두 포함이 되어있고 휴양지인 만큼 숙소를 예약할 때에 호핑투어나 바나나보트같은 액티비티까지 예약을 해두면 리조트 내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게 이루어져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멕시코 정부에서 관광수입을 위해서 엄청나게 신경쓰고 있는 지역이라 뉴스에서 접하는 멕시코 다른 지역의 위험성은 전혀 없는 곳이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리조트에 묵기에는 가격이 많이 비쌌다. 

하바나 공항을 출발하기 전에 잠시 배를 채워야할 것같아서 공항 아래층에 있는 스낵바를 찾았다.
하바나 공항내에는 식당은 없고 햄버거를 먹을 수 있는 작은 스낵바가 두 군데 있었다. 1층에는 사람이 많아 마침 아래층에 있는 스낵바를 찾았는데 카드결제는 되지 않고 오로지 현금으로만 결제가 가능했다. 다행인것은 미국달러, 캐나다 달러, 영국 파운드로 결제가 가능했다.
공항에서 파는 음식에 대한 나의 기대가 과했던 것일까? 아무리 가난한 나라라고해도 공항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조차 아주 맛이 없었다. 

파리에서 마지막 여행계획을 세울때에 우리부부보다 더 먼저 칸쿤을 다녀왔던 직장의 후배에게 칸쿤에 대해서 물어봤는데, 칸쿤보다는 플라야 델 카르멘을 추천한다고 했고, 검색을 해서 비싼 리조트가 모여있는 칸쿤보다 공항과는 조금 떨어져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내가 원하는대로 식사를 조절할 수 있고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는 플라야 델 카르멘을 마지막 여정지로 결정했다. 

쿠바에 입국하기 전에 이후 일정부터 한국까지 들어오는 항공권을 예약해 두었는데, 쿠바 하바나에서 멕시코 칸쿤까지 이동하는 항공편은 멕시코 저가항공사인 InterJet 항공사에 예약을 했다.
예약을 한 후에 수일이 지나도 전자항공권을 보내주지 않아 수차례에 걸쳐서 항공사에 문의 메일을 보냈다. 답장이 오긴 했지만 사무적인 내용으로 예약번호와 결제카드, 결제일자, 영문이름 등 정보를 다시 물어왔고, 역시 그대로 답장을 보냈는데 쿠바에 입국하는 날은 가까와오는데 끝까지 메일이 오지 않았다.
이번 여행을 출발할 때에 인천공항에서 인도네시아 출국 항공권이 없어 발권이 되지 않는다는 난처한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쿠바에 입국을 할때에 출국항공권이 없어서 입국을 거절당하면 어떻게하나 하는 걱정을 했다.

고민을 하다가 결국 한국에 있는 영어를 잘 하는 친구에게 SOS를 보냈다. 
상황을 설명하고 미국에 있는 InterJet 항공사에 문의 전화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친구의 대답은 전화가 연결이 되지 않는다고, 계속 대기해야한다고 답을 주었고, 다시 한 번 시도해 보겠다는 답을 들었다. 그리고 쿠바에 입국하는 당일 아침에 항공사에서 메일이 도착했다.

“We do not use e-tickets but you´re going to receive a boarding pass once you are at the airport using the confirmation code provided.”
“우리는 전자항공권을 사용하지 않습니다. 공항에 도착해서 예약번호를 알려주면 항공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라는 아주 짧고 명료한 메일을 받았다. 그것도 쿠바로 출발하는 당일 아침에 말이다. 문의 메일을 보낸지 14일 만에 말이다.
아무튼 도움을 주려고 애썼던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쿠바로 출발을 했고, 무사히 쿠바입국과 출국을 해서 멕시코 칸쿤공항을 통해서 멕시코에 입국할 수 있었다.  

칸쿤공항에서 무사히 입국수속을 마쳤다. 
이제 해야할 일은 유심을 구입해서 벽돌처럼 느껴지고 있던 핸드폰을 다시 살려주는 일이다. 그리고 숙소가 있는 플라야 델 카르멘까지 버스를 타야하고 터미널에 도착해서 숙소까지 걸어가는 일이었다.
입국심사를 마치고 수하물을 찾자마자 유심을 구입하러 공항내의 통신사를 찾았다. 
완전히 바가지를 씨우려고 작정을 한 것인지, 5일짜리 SNS전용 무제한 유심을 우리돈 약 8만원에 판다고 한다. 조금더 싼 패키지는 없는지 물었는데 다른 것은 없단다. 
무시하고 돌아섰더니 특별히 조금 저렴하게 디스카운트 해준다면서 파격적으로 가격을 제시한다. 그 금액이 5만원. 
바가지도 이런 바가지가 있나 싶었다. 유심은 다음 날 해결하기로 하고 공항버스 티켓 카운터를 찾았다.
다음 날 플라야 델 카르멘 시내에서 4일짜리 유심을 우리돈 5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칸쿤공항에서 플라야 델 카르멘까지 운행하는 ADO버스 티켓 판매처에는 아주 인심좋게 생긴 아주머니가 티켓을 팔고 있었다. 플라야 델 카르멘까지 2명이라고 이야기를 했더니 30분 간격으로 있는 버스를 안내해 주었다. 자신의 손목시계를 보더니 조금 여유있는 버스티켓을 끊어주었는데, 낯선 칸쿤 공항에서 버스를 어디서 타야할지 몰라서 일단 외부로 나갔는데, 방향을 잘못 잡아서 공항 외부를 따라 거의 한 바퀴를 돌아 한참을 걸어가서 버스 승차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혹여나 버스 배차시간에 늦을까싶어서 부지런히 걸었는데, 승차장에 도착해서 10분정도 기다렸더니 버스가 들어왔고 무사히 버스를 탈 수 있었다.
50분 동안 어두컴컴한 고속도로를 달려서 불빛이 조금씩 보이는 터미널에 도착을 했다. 
터미널에서부터 숙소를 찾아가는 길은 여행자거리로 불리는 5번가를 통해서 걸어갔다. 번쩍이는 불빛과 많은 여행자들, 자신의 식당에서 밥을 먹으라는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면서 드디어 사람이 사는 곳에 왔다는 생각에 안도감이 들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한 후에 저녁을 먹으러 길을 나섰다.
마지막 여행지라는 생각에 이 곳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조금은 사치를 하기로 했다.
조식이 포함된 수영장이 있는 호텔로 예약을 했다. 
처음 계획에는 세노테 스쿠버다이빙을 하려고 했지만 이동하는데에만 거의 3시간이 걸리게 되고 더구나 내가 다이빙을 하는 동안 아내는 숙소에서 혼자 머물러야 했고, 그 금액이 과하다는 생각에 다음으로 미루었다. 세노테는 화산지형이 만든 아주 독특한 수직동굴인데 그 곳에 물이 차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다이버들의 성지 같은 곳이다.

플라야 델 카르멘에서 식사는 하바나의 음식에 비해서 엄청나게 맛이 좋았다.
우리입에도 아주 잘 맞았다. 생선 튀김부터 새우, 닭고기, 소고기 등 모든 것들이 하바나보다 신선했고 맛도 좋았다. 머무는 동안 식사도 아주 저렴한 곳과 제법 비싼 곳도 들러서 식사를 했다.
모두 맛이 좋았고 어느곳 하나도 맛이 없어서 남기는 일은 없었다.  

유심을 사러가는 길에 맛있는 냄새가나서 찾아갔던 식당이 있었다.
숯불을 이용해서 엄청난 양의 닭을 구워내고 있었는데 영업시간이 아침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였다. 처음엔 그걸 모르고 저녁 7시쯤 찾았다가 발을 돌렸는데 그 다음날 점심식사를 하러 찾아갔다.
아마도 닭을 초벌구이해서 근처의 식당들에 납품을 하는 곳인것 같았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이곳저곳으로 많은 양을 배달하는 모습을 보았다. 
직접 식사도 할 수 있었는데, 우리가 식사하는 도중에 테이블이 거의 가득찼다.
가격도 아주 저렴했다. 둘이 닭 반마리와 음료수를 하나 먹었는데 우리 돈으로 6천원정도 였다.
소스와 타코, 쌀밥은 무료로 제공을 해주었다. 추가주문은 조금의 비용을 더 받았는데 우리는 양파를 더 주문했는데 추가금은 받지 않았다. 멕시코의 타코를 파는 식당은 간단히 손을 닦을 수 있는 시설이 있다. 타코를 만들어 먹고, 손으로 집어먹는 음식이 있다보니 그런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 같았다. 아주 작은 길거리의 식당 조차 작은 세면대와 비누는 갖추고 있었다.

플라야 델 카르멘은 우리가 좋아하는 여행지의 느낌은 아니었다. 
우리의 첫 해외여행이자 신혼여행지였던 필리핀 보라카이의 확장판 같은 느낌이랄까? 해변이 있고 그 해변을 따라서 식당과 상점들이 일렬로 늘어서 있고 리조트와 호텔들이 모여있는 전형적인 휴양지의 느낌이었다. 
또 다른 휴양지보다 물가가 저렴하지는 않았다. 물론 한국 보다는 저렴했지만 그러다고 아주 저렴해서 참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귀국 선물로 하바나에서 구입했던 시가가 아무래도 부족하겠다 싶어서 같은 시가를 사려고 시가를 판매하는 상점을 찾았다. 작은 매장이 두 개의 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바깥쪽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멕시코산 시가를 진열해 두고 있었고 안쪽에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작동시켜둔 곳에는 쿠바산 시가를 진열해두고 있었다.
하바나에서 구입한 시가의 사진을 보여줬더니 같은게 있다면서 안쪽의 진열대로 우리를 안내해 주었는데, 그 가격이 하바나에서 구입한 가격보다 훨씬 더 비쌌다.
하바나에서 10개피가 들어있는 셋트를 9만원 정도 주고 구입을 했는데, 멕시코에서는 30만원이 넘는 가격표가 붙어있었다. 
시가의 본고장인 쿠바에서 판매하는 시가를 우습게 볼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1개피에 만원짜리 시가가 멕시코에 오니 3만원이 넘는 금액이라니. 1개피에 3만원이 넘는 금액이라면 주머니에 여유가 많은 사람이 아니면 절대로 피우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상대적으로 저렴한 멕시코산 시가를 장인어른의 기념품으로 구입했다. 

플라야 델 카르멘의 길거리 공연

마지막 비행은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 LA까지는 유나이트드 항공을, LA에서  인천까지는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해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미국 LA에서 경유대기 시간은 2시간 30분.
인터넷을 통해서 경유시간과 LA 공항에서 경유방법 등을 숙지해 두었고 2시간 30분이면 빠듯하지는 않게 경유할 수 있겠다 싶었다. 이번 여정은 처남이 우리 여행에 선물로 준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이용해서 예약을 해두었다.
유류할증료와 공항이용료 등 수수료를 1인당 20만원을 내고 공짜 항공권을 받아 둔 것이다.

여행을 떠날때에는 이 마일리지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하려고 생각했었는데, 우리 일정과 업그레이드 좌석이 맞지 않아서 이코노미석으로 예약을 했다.
이번 여행 중의 경유는 두 번이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는 않았다.
플라야 델 카르멘 숙소에서 칸쿤 공항까지 택시비를 알아보았는데 우리 돈으로 10만원 정도는 줘야 한다는 것을 알고 숙소 건너편 ADO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했다. 숙소 바로 앞에 공항버스 터미널이 있었는데, 올때엔 늦은 시간이라 이 터미널에 정차를 하지 않았고, 출발하는 버스는 이곳 터미널을 경유해서 공항으로 가게된다. 


무사히 칸쿤공항에 도착을 했고 체크인을 하려는데, 키오스크에서 먼저 셀프체크인을 하라고 했다. 의아한 생각에 키오스크에서 경유항공권 2매와 수하물 태그를 출력해서 부착하고 체크인 카운터에서 수하물을 보내는데, 카운터 직원들이 LA 공항에서 다시 체크인을 해야한다고 말을 해주었다.
지금까지 환승할 때에 다시 체크인을 한다거나 내가 수하물을 다시 신경쓸 필요가 없었기에 무슨 뜻인지 재차 물어보았는데, 카운터의 직원은 LA공항에서 수하물을 다시 찾아야하고, 다시 항공사 카운터로 가서 지금 발권해준 티켓을 보여주고 체크인을 다시 하라고 안내해주었다.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일단 출국 수속을 마치고 칸쿤공항 라운지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멕시코 칸쿤에서 미국 LA까지 유나이티드 항공의 좌석은 이코노미석의 제일 앞자리를 배정받았다. 지금까지 다른 항공사의 제일 앞좌석은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선점해야 하는 좌석이었는데, 웬일인지 유나이티드 항공에서는 우리에게 추가 레그룸이 있는 아주 넓은 좌석을 무료로 배정해 주었다. 
여행을 끝낸다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3개월만에 집으로 돌아간다는 편안함이 조금은 더 크게 느껴졌다. 거기에 추가비용없이 넓은 좌석을 배정받아서 기분은 더 좋아졌다. 우리가 이용했던 항공기 중에 좌석이 제일 넓은 좌석이었다.

비행기는 무사히 LA 공항에 도착을 했다. 칸쿤과 LA는 2시간의 시차가 있었고(우리가 머물때에 칸쿤은 써머타임을 적용하고 있었다. 평소에는 3시간의 시차가 있다.) 도착하자마자 서둘러서 입국심사를 받아야했다.
다른 공항에서는 환승객들은 그대로 공항에 머물면서 수하물도 환승하는 항공사의 비행기로 자동으로 옮겨지는데, LA 공항은 입국심사를 하고 수하물을 찾고 다시 체크인을 하면서 수하물을 보내야했다. 환승에 관련된 모든 것들을 승객이 알아서 해야하는 곳이었다.

먼저 입국심사를 하는데 키오스크에서 여권을 확인을 하고 입국심사대에서 줄을 서서 대기해야했다. 그런데 입국심사 대기하는 줄이 엄청긴데다가 입국심사를 하는 카운터는 여러개가 있었지만 열려있는 카운터는 고작 3개 뿐이었다. 

시간은 흐르고 점점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옆 줄에 있던 한국인 부부가 우리에게 몇시 비행기냐 물었는데, 그들의 비행기 시간이 우리보다 40분정도 빠른 일정이었다. 그리고 조금 후에 그 부부는 보이지 않았다.
대만국적의 에바항공에서는 직원이 나타나서 에바항공 승객들을 데리고 나가면서 공식적으로 새치기를 했고 먼저 입국심사를 받을 수 있는 배려를 해 주었기에 우리역시 시간이 임박해지면 당연히 아시나나 항공에서 직원이 나타나서 우리를 데리고 갈거라며 안심하고 있었다.
계속 줄을서서 시계를 들여다보는데 결국 환승시간이 1시간도 채 남지않았다. 
초조한 마음에 임시로 발급받은 항공권을 보여주면서 대기안내를 하고 있는 직원에게 우리 시간과 환승에 대해 문의를 했다.

“No porblem??” 
“NO!! YOU HAVE VERY BIG PROBLEM!!!”

엄청 큰 소리를 지른 직원은 우리를 길다란 줄에서 빼주면서 제일 앞자리로 옮겨주었다. 
젠장. 이럴 줄 알았으면 진작에 이야기를 해 볼걸하며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더 초조해졌다. 

‘비행기를 놓치면 어떻게 하지?’
‘다음 비행기를 탈 수 있을까?’
‘하루를 공항에서 대기를 해야하는 걸까?’ 
‘우리 수하물은 어떻게 되는거지?’ 
‘수하물을 분실하게되면 어떻게하지? 찾을 수 있을까?’

별의 별 생각을 다하며 입국심사를 기다렸다.
입국심사에 차례가 되어 이민국직원에게 시간이 없다 미안하다 서둘러달라며 부탁을 했고 그 직원은 지문이 제대로 찍히지 않는 우리 손가락을 직접 짚어주며 서둘러주었고 여권에 도장을 받자마자 달리기 시작했다. 

수하물을 찾으러 갔더니 우리 수하물을 카트에 옮겨담아서 서너명의 직원이 수다를 떨고 있다가 우리에게 왜 이제왔냐며 얼른 뛰어가라고 했다. 카트를 잡자마자 뛰었고 그 직원은 우리 뒤에대고 곧장가서 오른쪽으로 올라가서 수하물을 보내라며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내와 나는 넓은 LA 공항을 뛰었다.

카트를 밀면서 쏘리와 익스큐즈미를 연발하며 달렸다.

수하물을 보내는 곳에 도착을 함과 동시에 4개의 컨베어를 보면서 “인천!! 꼬레아!!”를 외쳤는데, 벨트에 서 있던 한 직원이 손을 흔들면서 손목의 시계를 들여다봤고 얼른 수하물을 옮겨주면서 3층으로 올라가서 체크인을 하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때 남은 시간이 비행출발 약 30분전. 30분 전이면 비행기 탑승이 시작되었고 거의 마무리될 시점이라는 판단이었다. 
더 서둘러 뛰었다. 
일단 아시아나항공 카운터에 도착을 했고 카운터에 여권과 임시로 발급받은 항공권을 거의 던지듯이 내밀었더니 “리 체크인!!”이라고 얘기해주면서 항공권을 발급해주었는데, 그 직원도 역시 발권을 해 주면서 손목에 있는 시계를 들여다보면서 서두르라고 말해주었다. 젠장, 왜 다들 시계를 보면서 서두르라고 이야기 해주는 건지…
그리고 윗층의 출국수속을 다시 해야했는데, 그 줄 역시 엄청났다.
무슨 공항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지, 그리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지…

출국을 하는데 2명이 줄을 서서 탐지견 검사를 받아야하는 곳에서 천천히 걸어가며 검사를 받아야하는데 급한 마음에 뛰었더니 다시 탐지견의 검사를 받으라며 시간이 더 걸렸다. 그리고 역시 여권과 항공권을 손에 들고 있는 엄청난 사람들. 
뒤에서 어떤 외국인이 자신의 항공권을 보여주면서 시간이 없다고 새치기를 해도 되겠냐고 물었는데, 우리 비행기 시간보다 늦은 시간이었다. 나도 내 항공권을 보여주었더니 잠자코 가만히있더라. 
여권과 항공권을 검사하는 직원에게 시간에 대해서 문의를 했는데 괜찮다며 핀잔을 준 것인지 닥치고 있으라는 이야기인지 무뚝뚞한 표정으로 대답을 해 주었다.
X-ray검사와 보안 검색을 받았고 다행이 그곳에서는 다른 클레임없이 통과하였다.
그리고 탑승구를 찾았는데, 하필 탑승동 제일 끝편의 가장 먼곳이 탑승구일 줄이야.

뛰고, 뛰고, 또 뛰었다. 그리고 또 뛰었다.

비행기 출발 시간까지는 이제 10분도 남지 않은 시간.
무조건 뛰었다. 나라도 먼저가서 비행기를 잡아야했기에 와이프가 따라오겠거니하며 일단 뛰었다.
그리고 눈 앞에 보이는 탑승구 번호.
탑승을 위해 줄을 서있는 익숙한 한국인들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

아무런 사고 없이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인천공항의 수속과 환승이 엄청나게 편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혹여나 LA공항에서 환승을 하게된다면 최소한 5시간 이상은 여유를 둬야한다고 생각했다.
유나이티드 항공과 아시아나 항공은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되어있는데, 서로 환승객에 대한 정보나 공항 측에서도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것 같았다.

LA공항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았을 때에 미국에 있는 공항에서 3번째로 혼잡하고 공항 인근이 모두 개발이 완료되어 더 이상의 확장이 불가능한 아주 복잡한 공항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 그대로 혼잡하기가 엄청났다.

무사히 좌석에 앉아서 숨을 고르고 있었는데, 한 명의 승객이 착오를 일으켜 탑승을 했다며 비행기에서 내려야 한다는 안내방송이 있었다. 그리고 한 명의 승객이 내리면서 수하물을 모두 꺼낸 후에 다시 실어야하는데, 그때에 다시 보안검색을 해야해서 시간이 소요된다는 방송이 나왔다.
결국 비행기는 1시간 정도 더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는데, 결과론적이지만 우리에게는 1시간의 추가시간이 있었던거다.  
아무튼 두 번의 기내식과 간식을 주는대로 받아 먹으며 사육당하는 가축과 동질감을 느끼며 12시간의 길고긴 비행을 마쳤다. 

현존하는 가장 큰 항공기라는 A380을 타고 대한민국 서울에 도착을 했다.

어떤 유학생은 1년 동안의 캐나다 유학생활 후에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그 혼잡함과 매연냄새를 맡고나서 다시 캐나다로 돌아가고싶어 눈물을 흘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나 역시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길다면 긴 84일간의 지구한 바퀴를 마쳤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거의 일주일 동안을 무기력하게 보낸것 같다.
무언가를 하려면 귀찮았다. 나가기도 귀찮았고, 식사를 차려먹기도 귀찮았다. 모든게 귀찮다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달라져있을 것같은 나의 세상은 하나도 변한 것없이 모든게 현실이 되어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