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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여행 – 쿠바 하바나

2019년 12월 4일 ~ 12월 9일 (5박 6일)

바르셀로나에서 가우디에게 흠뻑 취한 후에 드디어 유럽을 떠나서 아메리카로 이동을 했다. 
대륙간의 이동은 방콕에서 우크라이나로 이동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의 이동 후, 두 번째 이동이었다. 대륙을 이동한다는게 말이 쉽지 소요되는 시간과 소비되는 체력으로 인해서 절대로 만만히 볼 일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미지의 국가인 쿠바로 입국을 해야하는데, 캐나다의 토론토를 경유해야하는 일정이었다. 토론토에서 약 5시간가량 대기를 한 후에 비행기를 갈아타야했다. 

에어캐나다를 이용하기로 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는 것 보다 비용이 조금 비쌌지만 공항이나 항공사카운터에서 판매 하는 쿠바입국시에 비자와 같은 역할을 하는 쿠바 여행증명서를 에어캐나다에서는 쿠바행 항공기 안에서 무료로 나눠준다는 홈페이지의 설명이 있었기 때문에 여행의 계획을 세우던 단계에서부터 에어캐나다를 선택해 두었다.


하바나 도착 예정시각은 현지시간으로 자정에 가까운 시간이었는데, 그 시간이 바르셀로나 시간으로는 새벽 6시,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2시정도 되는 시간이었다. 
여행을 다니는 동안 시차에 대한 피곤함이나 걱정은 없었기에 이번에도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바르셀로나 숙소에서 택시를 이용해서 공항에 도착을 했고, 당연히 체크인 카운터로가서 전자항공권과 여권을 보여줬다. 그리고 발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쿠바를 가는거냐 물어보더니 1층에 있는 여행사에서 쿠바 여행증명서를 구입해오라고 했다. 

손짓 발짓을 섞어서 짧은영어로 에어캐나다 항공사를 이용하면 기내에서 무료로 여행증명서를 나눠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몇번을 확인한 내용이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카운터의 직원은 아니라면서 모니터에 나와있는 자신들의 업무 메뉴얼을 보여주는데 그게 있어야 발권이 된다며, 우리에게 무료로 여행증명서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본인이 확인할 수 있냐고 물었다.
핸드폰을 이용해서 에어캐나다 홈페이지에 접속을 했는데 하필이면 그때 접속이 버벅거리고 에어캐나다 홈페이지는 열리지도 않았다. 카운터에서 안내를 하는 사람들은 에어캐나다의 직원이아닌 공항의 다른 항공사의 직원들이었다. 
공항내에 에어캐나다 사무실에 전화를 해서 확인을 해 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바르셀로나 공항에는 에어캐나다 항공 사무실이 없다며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쿠바는 가야하고 발권은 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눈물을 머금고 1층에 있는 여행사에서 1인당 60유로, 두 명이 120유로, 우리돈으로 15만원이 넘는 금액을 주고 쿠바 여행 증명서를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일단 토론토 공항에 도착을 하면 캐나다항공의 안내데스크가 있겠다 싶어서 문의를 해 보기로 하고 찜찜한 기분으로 비싼돈을 주고 구입한 여행증명서와 환승을 위한 2장의 항공권을 들고 캐나다 토론토 공항에 도착했다.
토론토 공항에 도착해서 안내데스크에 문의를 했는데, 당연히 내가 알아본 기내에서 무료로 나눠준다는 정보가 맞았는데, 자신들은 우리가 구입한 여행증명서에 대해서는 처리해 줄 방법이 없다며 미안하다고 이야길했다. 
결국 바르셀로나공항의 카운터 직원들에게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주지시켜달라는 말을 전하고 돌아설 수밖에 없었다. 
이 글을 쓰는 지금 에어캐나다에 문의 메일은 보낸 상태인데 어떤 답변이 올지는 모르겠다.

토론토 공항에서 간단한 식사와 피곤을 풀기위해서 라운지에 들어가기 전에 여행을 위해서 준비한 물건 중에 휴대용 저주파 치료기가 있었는데, 쿠바에 들어가면 건전지를 구하기 어려울것 같아서 토론토공항 자동판매기에서 건전지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 건전지를 샀던 일 때문에 엄청난 문제가 생긴것을 쿠바에 도착해서 알게되었다.

쿠바 하바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피곤한 상태에서 하바나에 무사히 도착을 했고 우리 수하물도 무사히 찾을 수 있었다. 쿠바에 통신상태가 좋지 않아 비싼 호텔이 아닌 다음에야 예약이 되지 않는다는 정보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이다. 우리는 파리에서 이미 하바나의 숙소를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예약을 해두었고, 숙소의 주인인 Yari와 몇번의 메시지를 주고 받으면서 공항 도착항공편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택시서비스도 예약을 해 두었다.

일반적인 정보에 따르면 하바나 호세마르티 공항에서 올드하바나까지 택시요금의 바가지에 대한 정보가 있었지만 우리는 숙소 주인의 배려덕분에 아주 적절한 금액에 숙소까지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공항을 나오면서 택시기사는 내 이름이 쓰여있는 종이를 들고 있었고, 피곤함과 낯섦에 정신이 없었던 우리가 깜박 잊고 있던 환전을 해야한다는 이야기까지 알려주었다. 

공항 출구앞에 있는 환전소에 줄을 서 있는데 우리 앞에 태극기를 거꾸로 붙이고 있던 한국인에게 말을 걸어서 태극기를 올바르게 다시 부착해 주면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자신은 아무런 정보도 없이 쿠바에 들어왔고, 연말을 이곳에서 보내면서 쿠바 구석구석을 둘러볼 예정이라고 했다. 아마도 예전에 TV에서 배우 류준열씨가 쿠바 여행을 했던 방송을 보고나서 그렇게 여행을 하는 젊은 친구들이 많은것 같았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자신의 숙소도 올드하바나에 있는데 쉐어를 해서 같이 가도 되겠냐 물었지만, 나는 택시기사와 말도 통하지 않았고 낯설고 조금은 두려운 쿠바의 첫 인상에 자신있게 그렇게 하자는 이야기를 건네지 못했다. 그리고 환전을하고 부랴부랴 차를 탔는데, 환전소 앞에서 만난 사람과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해 많이 아쉽고 미안한 마음이 가득했다.

쿠바 하바나의 첫 인상은 여느 동남아 같은 느낌이었다. 다만 생각만큼 덥지않았고 공항에서 가는 도로상태도 크게 나쁘지 않았다. 늦은시간이라 그랬던 것인지 도로에 차도 없었고, 낯선 밤 풍경과 드문드문 길거리에 서 있는 사람들을 지나치며 공산국가라는 이미지, 미국과 수고를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폐쇄적인 정책과 완전히 화해가 되지 않은 민주주의 진영과의 관계라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숙소에 도착할 때까지는 절대 안심할 수 없었다. 

에어비앤비를 통해서 예약을 해둔 Yari’s House에 무사히 도착을 했다.

어두컴컴한 골목길에 훤하게 조명이 켜져있는 숙소입구에서 잠시 기다렸더니 키가 아주 작은 여자가 내려와 문을 열어주었고, 무사히 우리가 묵을 방에 도착을 했다. 방 1칸에 전용 욕실이 딸려있는 작은 공간이었지만 여행증명서로 인한 스트레스와 장시간의 비행으로 피곤한 몸을 쉬기에는 아주 적절했다. 

주인인 Yari는 내일 아침은 어떻게 할건지 물었는데 숙소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2시를 넘어가고 있었고 내일 아침에는 늦잠을 잘것 같아 아침은 먹지 않겠다고 전했다. 쿠바의 Casa라고 부르는 민박과 같은 개념의 숙소들은 아침을 5달러 정도의 비용으로 별도로 준비를 해준다. 
첫 번째 날의 조식은 건너뛰었지만 다음날부터는 계속해서 조식을 준비해달라고해서 먹을 수 있었다. 

하바나의 첫 날이 밝았다. 

쿠바를 왔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실감이 나질 않았다. 아침에 눈을 떠서 제일 먼저 핸드폰을 열어보았는데 역시나 와이파이의 신호는 있었지만 연결이 되지 않았고 통신자체도 되질 않았다. 제일 먼저 와이파이 카드를 사려고 생각을 했고 기내식으로 지친 속을 달래려 아침식사를 찾아나서야했다.
세수를하고 숙소주변을 둘러보려고 준비하면서 지갑을 확인했는데, 맙소사!!! 그간 사용하던 체크카드가 보이지않았다. 지갑을 아무리 뒤져도 여행 전에 발급을 받아 가지고 갔던 VISA로고가 박혀있는 짙은 녹색의 체크카드가 보이지 않는거다. 

그렇다. 체크카드를 분실한 것이다.

아내도 전혀 가지고있지 않다고 했고, 나는 다시 짐을 뒤져보았지만 체크카드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하는 생각에 핸드폰을 열어보았지만 통신이 되지않는 곳이라 카드 승인문자도 확인할 수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보았다. 

마지막으로 카드를 사용한게 어디였을까? 내가 마지막으로 카드를 본건 어디서였을까? 카드를 만지고 어디에 두었을까?
기억이 났다. 
토론토 공항에서 자동판매기에서 건전지를 구입하고 IC카드 리더기에 꽂아둔채로 건전지만 챙기고 그냥 자리를 떴던거였다. 

왜 그랬을까? 그럼 지금 어떻게 해야할까? 

사색이 되어 눈물이 그렁그렁한 아내를 어떻게 달래야하나? 일단 카드 분실신고를 해야하는데 국제전화를 해야하나? 카드사 전화번호는 어떻게 확인하지? 

인터넷이 되야하는데? 인터넷… 인터넷… 인터넷… 와이파이.

다행이 인터넷 연결없이도 스페인어 번역이 되게 해 두었기에 번역기를 통해서 와이파이를 쓸 수 있겠냐고 물었는데 와이파이 사용이 안된다고했다. 
그래서 크레디트 카드를 분실했고, 신고를 해야하는데 제발 부탁인데 와이파이를 쓸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일단 잘 되지는 않는다며 일단은 와이파이 비번을 알려주긴 하겠다며 접속을 해 주었다. 
부랴부랴 접속을 해서 카드사 앱을 실행했는데, 이놈의 와이파이 속도가 엄청난거다. 앱 자체가 실행이 되지 않았다. 앱이 실행이 되다가 접속불가라며 자동으로 종료가 되어버리기를 수차례. 
나를 지켜보던 Yari는 우리에게 근처의 잉글라떼라 호텔에 가면 와이파이 카드를 판매하고 그 곳에가면 조금은 더 나은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을거라며 그 곳으로 가는게 더 나을거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고, 나와 아내는 급한대로 지갑만 챙겨들고 거의 날라가다시피 호텔로 달려갔다. 

잉글라테라 호텔은 올드하바나에서는 제법 규모가 큰 호텔이고 그 주변이 와이파이 존으로 설정이 되어있었다. 호텔 리셉션에 들어갔더니 책상 몇개를 두고 투어와 관광을 접수하는 직원들이 있었고 그 안쪽에 리셉션에 두 명의 직원이 있었다.

리셉션 직원에게 와이파이 카드를 달라며 1쿡(달러)을 내밀었는데, 다 팔렸다며 다른데 가라고 했다.  제발 부탁한다면서 제발 와이파이 카드를 팔아달라고, 제발 달라고 했지만 역시 그 직원은 다 팔렸다며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옆에있는 다른 직원에게 번역기를 통해서 호텔에 뛰어가면서 번역해 두었던 문구를 보여주었다.

“크레디트 카드를 분실했어요. 신고를 해야하는데 잠깐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나요?”
“Perdi mi tarjeta de credito. Tienes que usarlo y esperar a espera de espera?”

“신용카드를 분실했어요. 신고를 해야하는데 국제전화가 가능한가요? 사용료는 줄께요.”
“Perdi mi tarjeta de credito. Necesita informar Ilamadas inernacinales? Te dare una tarifa.”

그 직원은 옆에서 통화를 하고 있던 매니져에게 이야기를 해 봐야겠다며 잠시 기다리라고 해주었고, 마침 어딘가와 통화를 하고 있던 인심좋게 생긴 인상의 매니져가 통화가 끝나자마자 우리 이야기를 전해주었고 그 매니져는 와이파이 카드가 없다고한 다른 직원에게 얼른 와이파이 카드를 하나 내 주라고 호통을 쳤고 우리는 무사히 와이파이 카드를 한 장 얻을 수 있었다. 

와이파이 카드를 사용하는 방법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체크카드 분실신고를 먼저 해야하는 조급함에 사용법을 알려달라고 했더니 인심좋은 호텔 매니져는 내 핸드폰을 거의 빼앗다시피하면서 능숙하게 와이파이에 연결을 해 주었고, 호텔 식당 빈자리에 앉아서 천천히하라며 자리안내까지 해 주었다.

와이파이에 연결을 했더니 페이스북 알림과 카카오톡의 알림이 엄청나게 쏟아져들어왔다. 

알림을 모두 무시하고 카드사 앱을 실행해서 건전지를 구입한 시점 이후의 승인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425의 승인이 있다가 바로 $425의 승인취소가 있었고 그 이후에는 아무런 승인이나 취소한 알림이 없었고 무사히 체크카드의 분실신고와 정지를 신청할 수 있었다.

눈물이 그렁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던 아내를 꼭 끌어안아주었고 나 역시 두 다리에 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 들면서 앉아있던 의자에 뒤로 털썩 기대어 안도의 한숨을 내 쉬었다.
호텔을 나오기 전에 번역기를 이용해서 매니져에게 도와줘서 너무나 고맙다고, 당신 덕분에 아무런 사고없이 해결할 수 있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쿠바의 통신은 아주 열악했다.

속도가 아주 빠르지는 않았고, 접속도 불안정했지만 와이파이존에서는 큰 불편없이 접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정도는 되었다. 우리나라의 포털사이트에 접속을 하면 아주 원활하게 로딩이 되지는 않았지만 SNS나 카카오톡, 유튜브 정도는 불편없이 사용할 수 있었다.  

1시간짜리, 5시간짜리 카드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는데, 가격은 1달러, 5달러로 1시간에 1달러 꼴이다. 구입을 하기 위해서는 카드판매처 혹은 규모가 큰 호텔을 가면 되는데, 내 경험상 호텔에서는 자신들의 고객들을 위해서만 판매를 하는 것 같았다. 와이파이 카드를 구입할 때에는 반드시 여권의 원본이나 사본을 지참해야한다.
체크카드 분실신고를 위해서 구입했던 1시간짜리를 아내의 실수로 모두 소진하고 난 후에 5시간짜리 와이파이 카드를 추가로 구입해서 사용했는데, 쿠바에 머무는 엿새 동안 모두 사용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카드를 구입해서 은박 스크래치를 긁으면 보이는 아이디와 패스워드를 와이파이 접속시에 입력하면 사용할 수 있다. 사용방법은 크게 어렵지 않지만 와이파이를 사용하지 않을때에는 반드시 핸드폰의 와이파이를 꺼두는게 필요하다. 핸드폰의 와이파이를 켜두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시간을 모두 소진해 버릴 수 있다. 

와이파이 존에가서 다시 접속할때에 항상 암호를 넣어야하기때문에 구입한 시간이 모두 소진되기 전까지는 와이파이 카드를 잘 보관해 두는게 필요하다. 접속을 하게되면 접속이 되었다는 이야기와 함께 남아있는 시간이 보여지니 참고해서 사용하면 될것 같다.
길을 걸어가다가 사람들이 모여앉아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 곳이 와이파이 존이니 따로 와이파이 존을 찾아다니는 수고는 하지 않았다.

무사히 체크카드 분실신고를 하고나서 말레꼰을 가보았다. 태풍으로 인한 파도가 도시로 들이치는것을 막기 위해서 쌓아둔 방파제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한강 둔치공원이나 일산 호수공원 정도의 분위기라고 생각하면 될것 같다. 도시에 있는 공원이자 데이트장소이고 저녁이면 가족들이 나와서 산책을 즐기는 곳이다. 그 곳에서보는 일몰이 아주 근사하다.

처음으로 말레꼰을 갔을때는 낮시간이었는데 나무로 만들어진 낡고 작은 수레를 밀고다니면서 맥주와 물을 파는 할아버지를 만났다. 말레꼰의 낮시간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낮이 더워서 그런것일 수도 있지만 낮시간엔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는 콘크리트로 발라져있는 방파제 느낌이 더 커서 그런것 같았다. 

힘들게 수레를 밀면서 스페인어로 맥주와 물을 판다고 외치는 할아버지를 보면서 체크카드 분실신고를 했다는 안도감과 함께 조금은 기분을 바꿔보고자 할아버지에게 맥주를 하나 사서 마시며 말레꼰에 앉아 대낮에 맥주를  마시는 여유를 부려보았다. 

맥주를 마시며 조금 걷다보니 낚시를 하고 있는 아저씨를 만났다.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다가 많이 잡으라며 응원을 했더니 자신이 잡은 물고기라며 고등어와 생김이 비슷한 물고기를 보여주고 오늘 가족들의 하루 식사를 위해서 잡고 있다며 한 마리만 더 잡아서 집으로 갈거라고 했다.

첫 날 까사에서 조식을 주문하지 않아서 카드 분실신고 후에 조식을 판다며 호객행위를 하는 식당에 들어갔다.  햄버거 하나와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을 주문했고, 한참을 기다린 후에 우리앞에 놓인 음식은 아래 사진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다지 맛이 좋아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내가 맛이 없어하면 여행에 지치고 입이 짧아진 아내가 더 힘들어할까 걱정이 되어 맛이 좋은척하며 억지로 햄버거를 먹긴했는데, 정말 맛이 형편없었다. 형편이 없는게 아니라 한 마디로 맛이 없었다. 빵은 빵대로 맛이없고 햄은 햄대로 맛이 없었다. 그나마 제 맛을 가지고 있는건 빵 사이에 들어있는 오이가 오이같은 맛을 가지고있었다. 

쿠바의 음식이 지나칠 정도로 맛이 없다.

아내가 주문한 아메리칸 스타일 조식은 너무했다 싶을정도로 맛이 없었다. 그 흔한 딸기 쨈도 없었고, 버터도 없었다.
벽에 걸려있는 햄버거의 이미지와는 너무도 달랐다. 물론 이미지라는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이건 너무했다 싶을정도로 맛이 없었다. 하지만, 나는 맛이 좋은척하며 먹었고, 아내도 나를 따라 겨우 먹었다. 

쿠바를 떠난 다음에야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첫 번째 조식을 사먹은 이야기에, 맛이 없었지만 서로에게 배려하는 심정으로 억지로 먹었다는 이야기를 나누며 마주보며 웃었다.

쿠바의 음식은 우리입에 맞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음식의 질이 낮았다. 품질도 낮은편이었고, 맛도 낮은 편이다. 낮은편이 아니라 음식이 맛이 없다. 
음식문화가 발달한 국가도 아니고 미국의 봉쇄정책으로 인해서 물자가 부족한 상태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있던 시기가 길었기 때문에 그럴 수 밖에 없었을거다. 
대부분의 공산품은 멕시코를 통해서 수입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다양성이 상당히 떨어졌다. 코카콜라가 식당에 있긴했지만 모두 멕시코 산이었다. 쿠바의 콜라도 있었는데 그 맛이 코카콜라보다는 단 맛이 조금더 강하고 탄산의 느낌이 조금 덜해서 김이 빠진 콜라같은 느낌이었다. 당연히 코카콜라보다는 가격이 조금 저렴하다.   

쿠바의 상점에는 물건의 다양함이 전혀 없다. 


확실한 정보는 아니지만 공산품이 수입되는 시기가 정해져있는 것 같았다. 거의 모든 상점에서 세제와 바디클렌져같은 샤워제품의 수량은 엄청나게 많았는데 종류는 한 두가지가 전부였고, 그것들이 상점의 진열대를 가득 채우고 있었다. 과자만 파는 상점, 세제만 파는 상점, 쥬스만 파는 상점 처럼 다양한 물건을 진열해놓고 파는 것이 아니라 소품종 다량을 파는 상점들이 전부였다. 또 상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들어가야하는데, 모든 상점의 문 앞에는 손님을 입장시키는 직원이 따로 있었다. 
외국인 역시 줄을 섰다가 나오는 인원만큼 입장이 가능했다. 다만 외국인이기에 빨리 나가라거나 눈치껏 슬쩍 끼어들어가도 크게 무어라 하지는 않았다. 

쿠바에 머물먼서 먹었던 음식중에 가장 맛이 좋았던게 까사에서 아침마다 차려주는 매번 똑같은 메뉴의 조식이 가장 맛이 좋았다고 느낄 정도이니 쿠바의 음식이 어떤지… 

여행 둘째날이었던가? 점심식사를 할겸, 동네도 익힐까,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즐겨마셨다는 가게에서 모히또 맛을 볼까 싶어서 길을 나섰다. 
주변을 둘러보며 어떤 식당을 갈까 고민하며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우리 옆에 길을가던 여자 두 명이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어디로 가는지 물어보고 자신들도 한국을 참 좋아한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행자들은 항상 먼저 말을 걸어오는 사람을 조심해야하는건 당연한 이야기이고 혹여나 말을 걸어서 정신을 없게 만들고 내 가방에 손을 대는 것은 아닌지 조금은 경계를 했다.

나에게 한 명, 아내에게 한 명이 말을 계속 시켰는데, 결국 그들의 이야기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마셔서 유명한 곳은 비싸기만하고 사람이 너무 많다.”
“여행자들을 좋아하는데 특히 한국에서 온 사람들을 좋아한다.”
“모히또를 마시기에 더 좋은 곳으로 안내해 주겠다.”
“우리는 공연 무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이다.”
“돈 받는거 아니니 걱정말아라. 우리 나쁜 사람 아니다.”

조금은 안심이 되었고 그들이 안내해 준 모히또를 파는 가게로 들어갔다. 그런데 우리가 원하는 분위기가 아니었고 우리같은 배낭여행자들에게는 조금 비싸보이는 식당인것 같아 간편한 식사를 하고 싶다. 로컬음식을 먹고 싶다. 모히또도 먹고 싶지만 그것만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러면 더 좋은 식당이 있다며 우리를 다른곳으로 안내해주었다.

두 번째로 들어간 식당 역시 쿠바의 다른 식당들에 비해서는 조금 고급스러워보였지만 그냥 앉아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우리를 안내해 주었던 두 명의 여자는 바텐더와 종업원들에게 손짓으로 우리를 가리키며 무어라 이야기를 전했고 그대로 인사를 하고 가게를 떠났다. 

사실 그들이 우리에게 붙어서 같이 식사를 하자며 자신들이 먹은 밥 값을 지불하라고 하는것은 아닌지 걱정을 했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그 식당에서 파는 음식 역시 아주 맛이 좋지는 않았다. 다만 쿠바에 머무는 동안 먹은 음식 중에서는 맛으로는 조금 괜찮은 쪽에 속했다.  

쿠바의 사람들은 항상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다. 어디서 왔는지 물어보고 꼬레아라면 South인지 North인지 꼭 물어와서 나중에는 어디서 왔는지 물음에는 항상 South Korea라고 대답을 했다. 그들은 늘 친절하게 다가왔다. 어디를 가는지 물어왔고 조금은 더 나은 정보를 주기위해서 항상 애를 썼다.

쿠바를 떠나기 전날 귀국해서 지인들에게 나누어 줄 시가를 몇개 살까 싶어서 길을 나섰는데, 역시 호텔 앞에서 서양의 여행자들을 안내하고 있던 한 아저씨가 우리에게 말을 걸어왔고 시가를 사려면 이 곳이 더 좋다며 우리를 안내해 주었다. 당연히 그 아저씨는 그 곳에서 악수를하고 헤어졌고 우리에게 그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았다.

쿠바 사람들은 흥이 아주 많은 사람들이었다. 
숙소에 머물고 있으면 조금 늦은시간까지 쿵쿵하는 음악소리를 들을 수 있었는데, 다음날 음악소리를 따라가 보았더니 아주 허름한 미장원앞의 오토바이에서 음악소리가 들려왔고 미장원 안에서 몇명, 그 문 앞에서 몇명이 허리를 흔들며 춤을 추고 있었다. 물론 그 음악 중에는 K-POP도 섞여있었다.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즐겨마셔서 유명해진 바를 찾았다.

역시 안과 밖에 사람이 가득 모여있었고 기념사진을 찍는 많은 사람들로 아주 북적거렸다. 

그 앞에서 우리 역시 간판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잠시 머물고 있었는데, 현지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명이 우리 둘의 사진을 찍어줄까?라며 말을 걸어왔고 우리는 핸드폰을 넘기고 포즈를 취했다.
아저씨가 몇 번의 셔터를 누른 후 우리에게 찡긋하며 윙크를 했는데, 알고보니 사진의 배경에 보이는 커다란 시가를 물고 빵모자를 쓴 할아버지를 우리 배경에 담아 주었다. 
사실 이 할아버지는 모델 버스킹 중인 아주 유명한 할아버지다. 쿠바의 근대복장과 함께 추억을 조금은 상기시켜주며 모델을 해주고 일정 비용을 받는 할아버지인데 우리는 운좋게도 무료로 할아버지와 함께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모히또는 길을 가던 여자 두 명의 소개로 갔던 곳에서 맛을 본 것으로 만족했다. 실제로 헤밍웨이가 모히또를 마셨던 식당에서는 사람이 많아 최소 1시간 이상 대기를 한 후에 입장할 수 있다고 했다. 

헤밍웨이의 동상이 바의 한 쪽에 만들어져있는 다이끼리로 유명한 El Floridita도 들렀다. 이 곳에서 다이끼리도 맛을 보았는데 우리입에 잘 맞았고 아주 맛이 좋았다. 헤밍웨이의 동상과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있었고 다행이 그가 아주 잘 보이는 곳에 앉아서 칵테일을 마실 수 있었다. 

이 식당의 바로 옆에 시가를 판매하는 La Casa del Ron y del Tabaco Cubano라는 상점이 있는데, 다른 시가를 파는 곳이나 호객행위로 여행자를 꼬시는 곳들 보다 안심하고 시가를 구입할 수 있었고 편안하게 쇼파에 앉아서 TV를 시청하면서 시연까지 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있어 아주 만족할 만한 쇼핑을 했다. 

“시가는 처음이예요. 한 개만 추천해 주세요. 방법도 알려주세요.”
“El cigarro es la primera vez. Por favor reflerase solo una cosa. Por favor, hazmelo saver como hacer”

번역기를 이용해서 문의를 했더니 약 8달러짜리 시가를 추천해 주었는데 학창시절부터 피워오던 담배를 끊은지 10년이 넘었지만 가끔 술을 마시거나 사람들을 만나면 하나씩 피우는 연초보다 맛이 좋다던가 향이 좋다는 느낌은 없었다. 

입이 쓰게 느껴졌고 시연하는 재떨이에 침을 엄청 뱉고 물을 엄청 마셨다.
쿠바에서 오리지널 쿠바산 시가를 피워봤다는 느낌에 만족해야했다.

하바나에서 한국 여행자들의 번개가 열렸다.

쿠바 공항에 도착해서 환전소 앞에서 만난 태극기를 거꾸로 붙이고 여행을 하고 있던 젊은이와 작별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헤어져서 미안한 마음과 찜찜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잉글라테라 호텔 앞에서 마주칠 수 있었다. 와이파이 존에서 핸드폰을 들여다보며 무언가를 하고있었는데 반가움에 인사를 건넸고 서로 반가워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우리에게 또 다른 여행자가 한국사람이냐며 말을 걸어왔고 갑자기 한국 여행자들의 번개가 만들어졌다.
젊은 남자 여행자는 무엇을 해야할지,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서 망설이고 있던 중이었고, 말을 걸어온 여자 여행자는 오늘 아침에 도착을 했는데 인터넷도 안되고 낯선 곳에서 당황스럽다며 한국사람을 만나서 너무나 안심이 된다면서 이야기를 나눴다.

길에서서 이러지 말고 어디 시원한 곳이라도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자며 자리를 옮겼다.

먼저 말을 걸어온 여행자는 우리를 만나기 전에 어린아이를 데리고 있는 한 가족을 만났는데, 맛이 좋은 식당을 알려준다며 안내를 하더니 결국 그 사람들의 밥값과 맥주값까지 본인이 계산을 하는 사기를 당했다며 너무 무섭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

커피를 파는 가게에 들어갔더니 그날 따라 커피가 떨어졌다며 오로지 식사밖에 안되고 콜라밖에 없다길래 밖을 나와 서성이는데 호객행위를 하고 있던 덩치가 아주 커다란 쿠바사람의 설득에 들어간 가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두 명 모두 쿠바의 다른 지역의 여행까지 염두에 두고 여행을 떠나온 것이고, 남자 여행자는 쿠바에서 연말을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고, 여자 여행자는 뉴욕에서 지내고 있다가 쿠바로 여행을 온 것이라고 했다. 다들 여행을 제법 다닌사람들이었고 하바나는 하루 정도 더 머물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우리부부는 아주 오랜시간 동안 한국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탓에 우리말로 수다를 떨 수 있다는게 너무나 반가웠지만 짧은 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을 계속 잡아둘 수 없어서 그만 일어나기로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옆에 앉아있던 쿠바의 상류층 쯤으로 보이는 중년 부부가 우리에게 이 가게에서 파는 셀러드가 너무 맛있다며 추천을 해 주며 말을 걸어왔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이렇게 만난것도 인연인데 사진이라도 함께 찍어야하지 않겠냐고 해서 길거리에서 사진을 찍는데 갑자기 지나가던 아저씨가 끼어들어 함께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은 후에 갑자기 끼어든 아저씨가 들고있던 술병을 갑자기 열더니 우리에게 한 모금씩 마셔보라며 권했는데, 여행자들이 가장 조심해야하는게 누가 선뜻 건네주는 음식을 아무런 의심없이 마시는 것이라는 주의사항이 떠 올랐다.
아저씨가 처음 권한 사람이 남자 여행자였는데, 여행자는 당신 먼저 마시라며 끝내 거부하다가 결국 아저씨가 한 모금 마신 후에 자신도 마시더니 엄청 독하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저씨는 나에게도 권하길래 한 모금 마셨는데 흔히 마시는 양주보다 더 독한 맛이었다. 다만 향은 아주 좋았다. 
아저씨는 껄껄거리며 손을 흔들고 헤어졌다.

그리고 우리는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았다.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메모장을 열고 내 카카오톡 주소는 남자여행자에게 알려주었고, 여자 여행자의 카카오톡 아이디는 내가 메모장에 받아두면서 이름을 물어보았는데 두 여행자의 성이 “권”씨로 같다며 신기해 하다가 여자 여행자의 이름이 “순아”라고 했는데 내 아내의 이름과 똑같아서 너무나 신기해했다. “순아” 두 명은 서로 같은 이름을 처음으로 만난다며 반가워했다.
서로 연락처를 주고 받고 통신이 되는 곳에서 내가 사진을 보내주기로 했는데, 내 연락처를 받아간 남자여행자는 나에게 연락이 없고, 여자 여행자의 아이디는 카카오톡에서 검색이 되지 않아 아직도 사진을 보내주지 못하고 있다. 

카톡 ID : osho77, 권순아 님!! 사람을 찾습니다.

혹시 두 분이 이 글을 보게된다면 서로 연락이 닿았으면 좋겠다. 인연이라면 또 다른 여행지에서라고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바나 여행자거리로 불리는 오를리 거리 끝에 하바나 중앙성당이 있는데, 유럽의 성당과 겉모습은 상당히 비슷한 느낌이었다. 당연히 스페인이 지었으니 그렇겠지만 그 내부와 관리상태는 아주 엉망이었다. 쿠바에도 가톨릭이 있지만 가톨릭의 특성상 현지화가 많이 되어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가톨릭역시 제사도 지내고 차례도 지내듯이 아프리카 어느 나라의 가톨릭은 그들의 문화처럼 박수를 치고 발을 구르며 미사를 드린다. 
쿠바역시 그들의 토속 문화와 섞여 아주 독특한 가톨릭 문화를 가지고 있다고 했는데, 성당의 관리상태는 많이 좋지 않아보였다. 그래도 성당을 들어갈 때에는 모자를 벗으라며 안내하는 사람이 있었다. 

세상은 내가 아는 만큼만 나에게 속살을 보여준다.

하바나를 떠나면서 알게된 사실이지만 이 성당에 정복자인 콜럼부스의 무덤이 100년동안 안치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역시 여행을 다니면서 알고 보는 것과 모르고 보는 것의 차이는 엄청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 성당을 방문했을 때에 콜럼부스의 무덤이 100년동안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그의 흔적을 한 번 더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았을까 싶었다.

쿠바하면 제일 먼저 떠 오르는 장면은 각양각색의 올드카가 아닐까 싶다. 
이제는 상식처럼 알려져있는 내용이지만 소련이 붕괴되어 원조가 끊어지고 미국의 폐쇄정책으로 인해서 자급자족을 해야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가지고 있던 차들을 각자가 수리해서 이용해야했고, 이제는 그 오래된 자동차들이 서로다른 엔진과 미션을 달고 오로지 굴러가고 멈추는 기능만을 하고 있지만 그것들을 이용해서 쿠바사람들은 아주 훌륭한 관광자원을 만들어 내게 된것이다.
지금은 관광용 택시로 이용되고 있고 워낙에 노후되어있다보니 장거리보다는 하바나 시내를 투어하는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올드카로 투어를 이용할까 하다가 올드카를 타본다는 큰 의미를 찾을 수 없다는 의견에 구경만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만족을 하고 있었는데, 결국 쿠바를 떠나는 날 숙소에서 공항까지 올드카를 이용할 수 있었다.

골목길을 걷다가 우연히 정비를 하고 있는 올드카를 볼 수 있었고, 엔진룸을 볼 수 있었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워셔액을 담아두는 통이나 다른 전기장치는 전무했다. 오로지 엔진과 미션, 그리고 엔진의 열을 식혀주기 위한 냉각장치, 브레이크 오일을 담아두는 통, 배터리 정도만 보였다. 
움직이고 멈추는 장치 이외에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버스킹의 촬영엔 반드시 댓가가 따른다.

여행을 시작하면서 주말에는 이동하는 것은 지양하는 것으로 규칙을 세워두었기에 하바나에서도 주말을 보낼 수 있었다. 쿠바에도 주말에는 식당과 바는 영업을 하지만 대부분의 쇼핑 상점은 문을 닫는다.
오를리스트리트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북적거리게 되는데 그때 아주 독특한 분장을 한 버스커들이 공연을 한다. 당연히 사진을 촬영하면 돈을 내야한다. 

오를리스트리트의 거리공연
사진을 찍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돈을 받는다

공연을 봤으면 당연히 돈을 내야한다. 나 역시 공연을 보고 동전을 하나 넣었다.

정전이 일상이다.

하바나에 머무는 동안 정전이 두 번 되었는데, 여행 중에 정전을 경험하는건 인도네시아 길리트라왕안에서 경험하고 두 번째였다. 
하바나의 정전은 하루 종일 이어지기도 했다. 오전에 정전이 된 후에 저녁 9시가 거의 다 된시간에 전기가 공급되기도 했고, 한 번은 밤새도록 정전이 되어서 한 낮에 전기공급이 되기도 했다.  그들에게는 일상인것 같았다.

언제쯤 전기가 공급이 될것 같냐고 물어보면 저녁에는 될것 같은데 그건 자기들의 바램이고 언제가 될지는 모른다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전기회사에 전화를 걸어보는 것 뿐이라고했다. 
다행이 화장실의 물이 끊어진다거나 정전으로 조식이 나오지 않거나 하지는 않았다. 또 챙겨갔던 작은 랜턴이 위력을 발휘했다. 샤워를 할때 화장실에 걸어서 사용을 했고 방에서도 책을 보거나 옷을 갈아입을때 아주 잘 사용을 했다. 

정전이 우리 숙소만 된 것이 아니라 거의 하바나 전체가 정전이 된 것 같았다. 밖에 나가보았더니 건너편 블럭에는 불이 들어와있어서 저녁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우리 숙소가 있는 쪽의 블럭은 암흑이라 식당들이 영업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커다란 호텔들은 자가발전 시설이 있는 것인지 불이 환하게 켜져있었고 무엇보다 정전이 된곳과 같은 블럭에 있는 국회의사당으로 사용되고 있는 까삐똘리오와 국립극장에는 밤새도록 조명이 켜져 있는게 아이러니했다.

하바나에서의 마지막 날, 석양을 보기위해서 말레꼰을 다시 방문했다. 
까삐똘리오부터 말레꼰까지 가로공원이 조성이 되어있는데, 그 거리 양편으로 주말에는 예술가들이 나와서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고 있었다. 그림과 사진, 수공예 장식품들까지 솜씨 좋은 사람들이 많이 나와있었고 찰흙으로 무언가를 만들면서 아이들에게 방법을 알려주고 있는 예술가도 있었다. 아이들에게 이렇게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말레꼰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는데 그 유명한 통키타를 들고 갑자기 아는 척을 한 후에 강제로 공연을 하고나서 사진을 찍고 돈을 강탈하는 버스커를 이리저리 피해다니다가 늘씬한 미녀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는 광경을 목격했다.
스텝인듯한 사람에게 물었더니 뮤직비디오를 촬영 중이라며 우리와 이야기를 나눴다. 한국 드라마를 좋아한다면서 짧은 한국말로 인사를 나눴고 나에게 다른 여행자들보다 조금은 더 좋은 위치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배려도 해 주었다.


다른 현지인에게 물어보았더니 아직은 크게 유명하지 않은 랩퍼라며 인기를 조금씩 끌고 있는 뮤지션이라고 설명을 해 주었다. 그리고 늘씬한 여자들은 쿠바의 유명한 모델들이라며 나에게 운이 좋다고 이야기를 해 주었다. 

아주 열악한 뮤직비디오 촬영

하바나에서까지도 시칠리아에서 얻은 감기로 인해서 컨디션이 아주 좋아지지 않아서 처음 계획했던 헤레니모임의 흔적을 찾고, 쿠바 한인들의 흔적과 그들의 기념비를 찾아가서 추념을 하기위해 마탄사스를 방문하는 일은 다음에 또 다른 모습으로 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바나의 마지막을 말레꼰의 일몰과 마무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