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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여행 – 잘츠부르크

어쩌다 세계여행 – 잘츠부르크

2019년 10월 27일 ~ 31일

체코의 체스키 크롬로프를 출발해서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향했다. 

잘츠부르크는 우리가 가고자 했던 곳의 중간에 위치해 있었고, 어릴적 토요명화에서 보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을 이 곳에서 했기 때문에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었다. 하지만, 체코의 엄청나게 파란 하늘만 보고 지내왔던 우리에게 잘츠부르크의 날씨는 늘 비가 내리고 하늘은 항상 회색으로 되어있는 날이었다.

잘츠부르크 여행 중 날씨는 늘 꾸물거리고 비가 내렸다.

왜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영화를 보면 기분이 참 좋아진다. 음악이 귀에 익어서도 아니고, 영화의 딱히 어떤 부분이 좋은지 구체적으로 설명은 못하겠지만, 참 기분이 좋아진다.

촬영지 여러곳 중에 가장 들러보고 싶었던 곳은 첫째 딸이 서류를 전달해 주는 전령과 노래를 불렀던 작은 새장처럼 생긴 곳과 아이들과 주인공 마리아가 도레미송을 불렀던 계단은 꼭 방문해 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다행이 두 곳 모두 다녀올 수 있었고 첫째 딸이 노래를 불렀던 곳은 생각도 못했던 감춰진 분수를 이용한 구경거리도 있어서 조금은 재미난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잘츠부르크는 “사운드 오브 뮤직”의 촬영지, 모짜르트의 고장이다.

잘츠부르크까지는 열차를 이용했는데 중간에 두 번 갈아타야 했다. 체스키 크롬로프를 떠날때에 그 지역의 가장 큰 도시였던 “체스케 부데요비체”에서 오스트리아에서 운행하는 열차로 갈아타고 잘츠부르크까지 가야했다.

중간에 들렀던 체스케 부데요비체역에서 2시간 가량 대기를 했는데 역사 바로 앞 기둥에 메탈리카의 카피를 전문으로 하는 밴드의 공연이 있다는 광고가 붙어있었다. 

체스케 부데요비치의 역사는 사진으로 보듯이 참 많이 낡아있었다. 군데군데 벽도 떨어져나가있고, 색도 많이 벗겨져 있었다. 체코 남부지방의 제일 큰 도시로 보였지만 체코의 프라하만큼 정비가 잘 되어있지는 않아보였다. 

열차에 있는 화장실을 들렀는데 깜짝 놀랐다. 누군가가 화장지를 이용해서 사진과 같은 장난을 쳐 놓았다. 화장지로 거미줄을 화장실 전체에 만들어 놓아 들어갈때에 나도모르게 움찔했다. 장난을 좋아하는 누군가가 이런 장치를 해 둔것 같았다. 그게 아니라면 할로윈데이가 얼마남지 않은 시점이라서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두 시간 가량을 달린 후 오스트리아의 린츠에서 열차를 한 번 더 갈아타고 잘츠부르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생가가 있어 더 유명한 곳이다. 사실 그것 말고는 다른 무언가가 더 있으리라는 생각은 접어두는게 좋을것 같다. 쇼핑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공항근처의 아울렛이 있는데 옷가지를 사기엔 제법 괜찮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츠부르크 투어 카드를 구입했다. 가격은 조금 비싼느낌이 들었지만 부지런히 돌아다니면 본전을 뽑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에 구입을 했지만, 구입 후에 알게된 사실은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이 2019년 2월에 종료가 되었다는 정보를 듣게되어 사실 몇몇 관광지를 입장한 것 말고는 큰 혜택을 받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유럽의 각 도시마다 이런 투어 카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고 이후의 여행지에서는 투어리스크 패스를 구입할지 여부를 선택하면서 더 꼼꼼히 정보를 찾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숙소에서 가까웠던 사운드 오브 뮤직 박물관을 들렀었는데, 아주 오래된 영화라 그런것인지 영화의 흔적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만 촬영 당시의 사진 몇장과 그 때의 소품인지는 알 수가 없지만 커튼을 뜯어 아이들의 옷을 만들어 주었던 미싱정도가 남아있었다. 영상으로 어떤 할머니가 나와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독일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추측해 보건대 2차대전 전후의 상황에 대한 설명을 해주는 것 같았다.

잘츠부르크 카드가 아니라면 굳이 갈 이유가 없는 곳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1층에서는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오로지 이곳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면서 홍보를 하던 사운드 오브 뮤직의 스틸컷을 담은 엽서와 포스터를 팔고 있었는데 그 가격이 상당히 비쌌다. 내 기억이 맞다면 도화지 크기의 포스터 1장에 5유로 이상을 받고 있었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굳이 들러볼 이유가 없는 박물관

항상 비가 내리는 날씨라서 우산과 우비를 늘 챙겨다녔다. 지중해에서 불어오는 남서풍이 알프스를 넘지 못하고 비를 뿌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게 아니라면 잘츠부르크는 나를 반겨주지 않는 도시라는 생각이었다.

잘츠부르크에는 2칸으로 이루어진 전기버스가 대중교통의 전체를 차지하고 있었다.

잘츠부르크 역에서 출발해서 시내 곳곳으로 연결을 해 주었는데, 우리에게는 생소한 굴절버스라 회전을 하는 시점에서 동영상을 촬영해 보았다.

2칸짜리 굴절 버스가 마치 우리의 지하철처럼 꺾여서 운행을 한다.  

도레미송을 촬영했던 계단과 “Sixteen going on Seventeen”을 부르며 사랑을 고백했던 파빌리온의 모습.

실제 영화 속의 장면

어릴적에도 이 영화를 보면서 첫째 딸의 배역을 맡은 배우가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파빌리온의 설명이 붙어있는 안내판의 사진을 보니 지금도 가슴이 콩닥거린다.

잘츠부르크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곳이라면 바로 사진에 보이는 맥주를 파는 곳이다.

잘츠부르크 외곽에는 수도원 맥주로 더 유명한 맥주파는 곳이있다

우리 여행의 기억에도 기억이 많이 남을 곳이기도 하다. 우리말로는 수도원 맥주라고 불리는 곳인데, 마침 우리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정도 떨어져 있는 곳이다. 

기록을 찾아보니 흑사병을 비롯한 전염병이 돌던 시절에 한 수도원에서 맥주를 만들어 지역민들에게 아주 저렴한 가격에 마실물을 공급해 준데서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이 곳의 맥주를 마시는 시스템이 아주 재미있었다.

입구에 들어서서 본인이 원하는 잔을 선택하면 된다. 큰잔과 작은잔이 있는데 1,000 cc와 500cc 잔 두가지다. 그리고나서 그 잔을 바로 옆의 작은 분수대처럼 생긴 곳에서 헹군다. 그리고 카운터에서 잔을 보여주며 계산을하면 쿠폰을 준다. 그 쿠폰으로 옆에있는 아저씨에게 잔과 함께 내밀면 오크통에서 바로 잔을 채워준다.

그리고 원하는 자리에 앉아 맥주를 마시면 된다. 원한다면 군데군데 있는 먹을거리를 파는 곳에서 원하는 만큼 주문을 해서 가져다 먹으면 되는 곳이다. 앉아서 맥주를 마실 수 있는 홀이 5개 있는데, 모두 분위기는 너무 좋다. 

겨울엔 운영을 하지 않지만 여름에는 야외에 있는 테이블에서도 맥주를 마실 수 있다고 했다.

이야기를 나누고 맥주를 마시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마침 이 곳에서 안주로 돼지갈비를 주문하다가 옆에 있는 사람과 부딪혔는데, 그 사람이 “아임쏘리”라고 말하길래 나 역시 “유어웰컴”이라 답하며 눈을 마주쳤는데 한국 사람이었다.

그 분들의 커플과 합석을 해서 맥주를 함께 마셨다.  

우리처럼 부부가 여행 중이었는데, 이 곳을 마지막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하셨다. 우리는 너무나 오래간만에 한국어로 수다를 떨 수 있어 기분이 너무 좋았다. 서로 통성명도 하지 못하고 얼굴만 보며 이야기를 잠시 나눈 이분들은 지금은 한국에 도착해서 일상을 누리고 계실것 같다.

잘츠부르크에 있다고 페이스북에 게시를 했더니 친구의 와이프가 “게트라이데 거리”를 알려주었고 찾아보니 숙소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다. 잘츠부르크의 메인타운인 게트라이데 거리에서 우리 숙소까지는 도보로 10분거리에 위치해 있었다. 우리 숙소는 메인타운과 터널을 지나야하는 지점에 위치해 있어서 타운보다는 저렴했지만, 메인타운에 접근하기에는 아주 좋은 위치에 있었다. 숙소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도 위치해 있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잘츠부르크는 수도원 맥주와 사운드 오브 뮤직, 그리고 모차르트에 푹 빠진 사람이 아니라면 여행자로서는 반드시 가야하는 곳이 아니라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그리고 그 생각이 아마도 날씨의 영향이 가장 큰 것은 아닐까 싶다. 여행에서 날씨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우리는 야간열차를 이용해서 국경을 넘어 이탈리아 피렌체를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