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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여행 – 체스키 크롬로프

어쩌다 세계여행 – 체스키 크롬로프

2019년 10월 25일 ~ 27일

하늘의 빛깔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다 좋다.

체스키 크롬로프의 기록을 하려고 여행일기를 기록해 두는 폴더를 들춰보니 일기가 없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체스키 크롬로프에서 무엇이 그리도 바빴고 정신이 없었는지 일기를 단 하루도 기록하지 않았다. 어휴…

기억을 더듬어 기록을 남기는 방법 뿐이다. 이 글을 남기며 일기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하게 되었다.

일기는 반드시 써야 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되었다.

프라하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숙소에서 체크아웃을 했다.

에어비앤비였기에 전날 저녁에 체크아웃을 어떻게 해야하냐고 호스트에게 문자를 보냈더니, 본인이 8시에 집에 있을거니까 만나자 했다. 우리는 프라하에서 출발하는 열차가 8시 1분에 프라하 중앙역을 출발해서 10시 55분에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하는 기차였기에 7시에는 집에서 나가야 할것 같다고 했고, 결국 주인과는 악수도 하지 못하고 집을 나서야 했다.

프라하에서 묵었던 숙소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만족을 주었다.

지금까지의 여행 중에서 최고의 숙소라고 말하고 싶다. 주방의 각종 양념도 내 맘대로 사용할 수 있고, 가끔 채워두는 시리얼도 내 맘대로 먹을 수 있는 숙소였다. 또한 아침과 저녁으로 보여주는 일출과 일몰의 장엄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으며 다락방에서 나의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자극해 주는 인테리어를 가진 집이었다.

부지런히 준비를 해서 아침 7시에 집을 나섰다. 

10월 말 프라하의 아침 7시는 아직도 어둑하고 해가 채 뜨기 전이었다. 스산하고 어둑한 거리를 나서서 트램을 타고 프라하 중앙역에 도착을 했다. 유럽의 대도시 대부분에는 지역의 이름을 가진 기차역이 2개 이상이 있는 것 같다. 프라하 역시 프라하로 시작하는 이름을 가진 기차역이 3개나 있다.

우리가 가야하는 기차역은 프라하 중앙역, Praha HL,N 이라는 이름을 가진 역이다.

무사히 도착을 하고 대합실에서 플랫홈을 확인하는 대합실에서 들리는 피아노 소리. 

지나가는 사람 그 누구나 피아노를 쳐도 되는 모양이다. 프라하를 떠나는 조금은 무거운 마음을 달래주려는 것처럼 내 마음을 다독여 주는 느낌이었다.

무사히 열차를 이용해서 체스키 크롬로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체스키 크롬로프는 체코의 남쪽에 위치해 있는 아주 작은 도시이다. 

오스트리아의 잘츠부르크를 가는 중간에 위치해 있어서 2박을 한 후에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가기로 했다.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프라하 여행 중에 당일로 여행을 많이 하고 있다. 우리의 일정은 금요일에 도착을 해서 일요일까지 머무는 일정이었다. 주말이기에 도시에는 사람이 많았지만 당일 여행을 하는 여행자들이 많은탓인지 주말임에도 오후 5시를 넘어가니 거짓말처럼 중심가에 사람들이 사라져서 해가 지고 난 이후에는 아주 조용한 도시가 되었다.

기차역에서부터 숙소까지 구글지도에서는 대중교통으로 검색이 되지 않는 곳이다. 관광 안내소에 물어보니 1시간에 버스가 1대 있을까 말까하다고 한면서 그냥 역 바로 앞의 정류장에서 기다려보라했다. 구글지도에서 검색을 해보니 걸어가는 길이 거의 평지이고 30분정도 걸린다고 하여 우리는 어차피 숙소의 체크인 시간보다 더 이른 오전 11시에 도착을 했기 때문에 공기도 좋고 날도 좋으니 쉬엄쉬엄 걸어가기로 결정했다.

유럽의 도시 대부분이 그렇듯이 이 곳 역시 도로상태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걷기에는 무리가 없지만, 바퀴가 달린 트렁크를 끌고 저 길을 걷는다는 건 참 힘든일이다. 땀을 조금 흘렸고, 중간에 두어번 휴식을 취했다.  

다행스럽게도 숙소에 도착을 하니 바로 체크인을 해주었고, 체크인과 더불어 주변의 맛집과 무료투어 등도 설명을 잘 해 주었다. 그리고 이틀동안 머물게될 아주 낡은 숙소에 들어갈 수 있었다.

우리에게 주어진 방은 위 사진과 같은 모습이다. 낡은 페치카가 놓여있고, 재봉틀을 개조한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방의 이름은 MEEP였다.

유럽의 대부분 도시는 길거리 구석구석에 십자가가 놓여있다.

길거리 아무데나 이런 십자가가 걸려있고, 누구나 그 앞에서 예를 표하며 기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체코라는 나라가 내 기억에는 체코슬로바키아로 더 기억에 남아있고, 동구권 국가, 사회주의국가로 이미지가 남아있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편견이 사라지며 더 따뜻한 곳으로 느껴졌다.

숙소의 뒷마당의 모습인데 마치 옛날 우리나라 시골집의 느낌과 비슷했다. 낡은 광에 이것저것 잡동사니가 쌓여있고, 옛적에 사용하던 실내 가구들을 망치같은 공고를 넣어두는 사물함으로 사용하는 것도 비슷해 보였다. 

무엇보다 발을 디딜때마다 바닥의 나무마루에서 들려오는 삐걱거리는 소리가 참 좋았다.

프라하와 체스키 크롬로프의 날씨는 환상적이었다.

우리가 체스키 크롬로프에 머무는 동안에는 날씨가 너무 좋았다. 이렇게 좋아도 되는지 미안할 정도로 하늘이 파랗게 보였고, 밤 하늘에도 별이 많이 보이는 아주 쾌청한 옛적의 우리나라 가을하늘을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

사진을 찍으면 달력사진이나 화보가 되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같은 앵글의 낮과 밤. 밤을 촬영한 십자가 뒷편엔 성을 비추는 조명이 놓여있는데 십자가 뒤로 조명을 넣었더니 조금은 더 성스러운 느낌의 사진이 되었다.

여행중에 아내의 핸드폰을 새로 구입했는데 아이폰11의 카메라 성능은 최고다. 야간사진을 찍었더니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카메라의 신세계를 느껴볼 수 있다.

우리가 떠나는 일요일 아침에는 타운의 골목을 누비며 행진하는 군인들을 볼 수 있었는데, 성의 입구를 지키고 있는 근위병의 교대식을 하기 위해서 이런 모습으로 퍼포먼스를 보여주기도 한다.

숙소에서 맛집을 추천해 주었는데, 역시 숙소의 추천은 실망하지 않는다.

크롬로프 맥주를 공장에서 직접 가져와서 판매하는 유일한 곳이라며 체코의 전통음식도 맛이 있지만 맥주가 최고라며 추천을 해 주었는데, 역시 맥주는 최고라고 말해도 괜찮을 법했다.

바로 이 가게다. 아저씨가 주인이며 서빙을 같이 하는데, 맥주를 주문하면 아주 멋들어지게 잔 받침과 맥주를 놓아주고 돌아선다. 우당탕탕!!!

놀라지 마라. 아저씨는 컵 받침과 맥주잔을 쾅쾅하며 던지듯이 서빙을 한다

처음엔 깜짝 놀랐는데, 그게 아저씨만의 맥주를 서빙하는 스타일인 거다. 우리가 봤을때엔 감히 잔을 집어던져? 라고 느낄 수 있을것 같다. 하지만 맥주를 들이킨 후에는 모든것들을 용서할 만큼 맥주의 맛은 훌륭하다.

체스키 크롬로프에서는 딱히 할 것도 볼것도 없는것 같다. 빠르게 구경하면 두어시간이면 모든 것들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2박 3일의 일정이었고, 아주 느긋하게 그곳을 느껴보면서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스쳐지나가는 지역이 아니었기에 더 마음이 쓰였고, 아주 예쁜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준, 그렇게 우리를 받아들여준 체스키 크롬로프가 너무나 고마웠다.

크롬로프 성은 입장권을 구입해서 올라가 볼 수 있는데 박물관과 겸해서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 박물관은 그 성에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도구와 장식들을 구경할 수 있는데 나의 흥미를 끈것은 그 당시에 사용하던 변기였다. 

쇼파 아래에 변기가 설치가 되어있기도 했고, 쿠션 아래에 변기가 설치되어 있기도 했다.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양변기의 처음 모습이 아닐까 상상해 보면서 나도 모르게 피식하고 미소가 지어졌다. 사진의 모양을 보면 사용하던 사람의 지위가 보이는것 같았다. 그리고 이걸 치우는 사람의 모습도 상상이 되었다. 그리고 뒷처리는 어떻게 했을지도 궁금해졌다.   

나오는 길의 복도에 걸려있던 체스키 크롬로프 성을 그려놓은 그림에 구멍이 뚫려있어 유심히 봤더니 총알자국을 그대로 남겨두었더라. 자세히 보면 옛적 사용하던 화약총의 구슬 총알이 박혀 있기도 했다. 아마도 전쟁이나 침략때에 훼손된 그림을 그대로 보존해 둔 것 같았다.

아마도 이 성의 예전 영주이거나 주인정도 되는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지난번 다녀온 쿠트나 호라의 성모성당에도 옛날 성인으로 보이는 두 명의 유해를 이런 식으로 유리관에 넣어서 보존해 두었었는데, 이곳 역시 이런 모습의 유해를 보존해 두는 것을 보게되었다. 가톨릭에서 성인의 유해를 이런 식으로 보존하기도 하고 시신의 일부를 각 성당과 교회에 보존하면서 존경의 의미를 되새기기도 하는데, 그와 비슷한 의미가 아닐까 싶다.

성의 주변으로는 해자를 만들어서 외부의 침입을 방지했다고 하는데, 그 해자에 물을 가둬둔 것이 아니라 맹수를 키워서 사람들이 절대 넘어올 수 없게 만들어 두었다 한다. 지금도 곰들을 키우고 있었는데 그 덩치가 서울대공원에서 보던 녀석들과는 달라보였다. 

그렇게 체스키 크롬로프에서의 아주 예쁜 모습을 뒤로하고 열차로 국경을 넘어서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체스키 크롬로프의 야경인데, 자세히 보면 성탑 위로 북두칠성이 보인다. 참 예쁜 광경의 사진을 직접 남길 수 있어서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