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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세계여행 – 우크라이나 키예프

2019년 10월 11일 ~ 10월 12일

순서대로라면 방콕과 치앙마이의 여행기 속편을 기록해 두어야하는데 정리를 하다가 사진의 편집이 이상해져버렸다. 왜 사진이 모조리 뒤집어져있는건지 알 수가 없다. 편집을 하면서 글을 쓰자니 한국이 아닌이상 통신속도로 인해서 글 자체를 기록하기가 어렵다는 판단에 치앙마이의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하기로 하고 어제 있었던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짧은 여행이야기를 기록하려고 한다.

우크라이나를 경유하게 된 이유는 저렴한 항공권때문이었다.

태국에서 출국하는 항공권을 인도네시아 길리트라왕안에서 준비를 하던 중에 한국의 뉴스를 통해서 그동안 관광객들에게 개방을 하지 않았던 사우디아라비아가 관광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처음의 계획은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해서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를 2박 경유하는 일정을 생각했었다. 그 이유는 에티하드 항공을 이용해서 아부다비에 스탑오버를 하게되면 4성급 이상의 호텔에서 2박을 무료로 숙박하면서 아부다비를 잠시나마 둘러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렇게 계획했었다. 그러다가 뉴스를 보고나서 사우디아라비아를 들러보면 어떨까 생각했었는데, 아내가 조금 꺼리는 입장을 보여서 가장 저렴한 항공권을 찾다가 에티하드 항공을 통해서 2박 스탑오버하는 금액의 거의 절반 가격으로 우크라이나 항공을 이용하면 18시간동안 우크라이나 키예프에 스탑오버를 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에 프라하에 들어갈 수 있는 일정을 찾아냈고 그렇게 항공예약을 완료했다.

그 다음에는 18시간을 공항에서 대기를 하며 쪽잠을 잘 것인가? 잠시나마 저렴한 숙소를 찾아서 편하게 잠을 자고 다음날 오전에 잠시 우크라이나 시내를 둘러볼 것인가?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했고, 우리는 잠시나마 눈을 제대로 붙이는게 더 좋을것 같았고, 그래도 돈을 들이게 되는 것이니 저렴한 숙소를 찾게되었다. 조금더 나은 여행과 경험을 위해서는 어찌되었든 조금이라도 돈을 아끼는것이 더 현명한 방법이라 판단했다.

스탑오버를 잘 활용하면 지나가는 도시를 들러볼 수도 있다.

키예프에 도착하는 시간은 저녁 7시 이전, 키예프를 출발해야 하는 시간은 다음날 낮 12시 이후. 즉, 잠시 묵을 숙소의 위치를 공항에서 1시간 이내로 오전에 조금 서둘러 움직이면 잠시나마 우크라이나를 들렀다는 느낌이 들겠다는 생각이었다.

단 1박만을 하면서 잠만잘 수 있는 공간이면 충분했기에 4인 1실이라고 되어있는 도미토리의 침대 2개를 예약을 했다. 드디어 방콕공항에서 출발하기 위해서 체크인 카운터에 도착!!

처음 도착하자마자 찾아간 체크인카운터는 온라인 혹은 모바일체크인을 완료한 승객들이 수하물만을 보내는 전용 창구였다. 다시 옆에있는 카운터로 이동. 그리고 여권과 인쇄해둔 전자항공권을 보여줬다. 예약을 하면서 좌석을 미리 예약해 두었는데, 항공권을 예약할때는 항상 “시트구루“를 통해서 내가탈 항공권의 좌석을 미리 확인하는데, 이번 항공기는 2-4-2 열로 되어있는 보잉767기 였다. 창쪽의 2열보다는 복도쪽의 4열 중에 한쪽 부분을 선점해 두고, 혹시나 옆 좌석이 비게되면 조금 더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11시간을 비행할 수 있겠다는 바람으로 복도쪽 두 개의 좌석을 선점해 두었다. 그리고 나머지 여행에 대한 계획을 구상하던 중 구글지도를 들여다보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가지 않고는 유럽을 들어갈 수가 없겠더라.

좌석변경을 요청했고 일정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카운터에서 좌석을 변경해 줄 수 있는지 물었더니 일정 비용을 부담하면 가능하해서 우리돈으로 약 5만원을 주고 좌석을 변경했다. 금액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상상만하고 있던 아주 멋진 히말라야 산맥의 풍경을 하늘에서 내려다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흔쾌히 결제를 했다. 좌석변경을 완료한 후에는 갑자기 프라하에서 출국하는 항공권을 보여달란다. 즉, 유럽에서 언제 나갈건지 보여달란다. 그래서 우리는 기차를 이용해서 프라하를 떠날거다. 이탈리아, 프랑스 등을 거쳐서 쿠바나 멕시코 칸쿤으로 갈 예정이라고 하면서 전날 급하게 만들어 둔 여행일정표를 보여줬다.

카운터 직원은 어딘가로 전화를 하고, 본인 뒤에있는 다른 직원과 이것저것 이야길 나누더니 나에게 유로나 달러는 즉, 현금을 얼마나 가지고 있는지 물어보았고 나는 그건 없고 내 통장계좌에 제법 돈이 있다고 얘기하고 하나은행 모바일 뱅킹에 접속해서 잔고를 보여줬다. 그리고 그 잔고를 Currency앱을 통해서 태국바트와 유로화로 얼마나 되는지까지 확인을 해 줬더니 그제서야 발권을 해서 받을 수 있었다.

일단 무사히 발권을 했기에 우리는 장장 11시간의 비행이 어떨지,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희말라야는 어떤 모습일지를 기대 하면서 탑승!!! 그런데 이게 뭔일?? 우리가 5만원이나 주고 바꾼 좌석엔 창문이 없다!! 헉…. 이거 큰일이다. 비싼돈을 주고 좌석을 바꿨는데, 창문이 없다. 이건 시트구루에도 안나오는 내용이다. 젠장. 급하게 두리번 거리면서 이륙 직전, 승무원에게 이야길하고 앞좌석이 빈것 같은데 그리로 옮겨도 되는지 물었더니 흔쾌히 승락을 하더라.

우크라이나 항공은 다시는 선택하지 않을 것 같다.

좌석을 옮기고났더니 이건 또 뭔일?? 비행기가 텅텅까지는 아니지만 상당수의 좌석이 비어서 간다. 우리 둘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고나서 이륙하자마자 안전벨트의 불이 꺼지자마자 급하게 아내는 2열좌석, 나는 4열좌석을 선점했다. 그리고 비행. 4열좌석의 팔걸이를 모두 올리고 누워서 영화를 보면서 뒹굴거리면서 11시간을 날라갔다. 그런데 11시간을 날라가는 항공기에 개별 모니터도 없고, 충전코드도 존재하지 않는다.

개별모니터는 고사하고 앞쪽에 한 뼘정도 크기의 전면 상단에 공용 모니터. 간혹 팔걸이가 부러진 좌석도 있고, 시트의 커버가 뜯겨져서 덜렁거리는 좌석도 있더라. 우리나라의 시외버스도 이정도의 수준은 아닌데, 거참… 항공권이 싼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거지. 내가 선택한 항공기에 대해서 불만과 불평을 하면 뭐하겠는가? 우리는 4좌석을 선점해서 11시간을 누워서 갈 수 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았다.

모니터상에 우리 비행기가 어디쯤 가고 있는지를 알아야 히말라야 즈음을 지날때에 창을 열어 쳐다볼텐데 공요으로 매달려 있는 모니터에는 알아듣지도 못할 영화만 주구장창 틀어준다. 중간중간 아내와 교대로 창쪽에 붙어서 창을 열어보다가 제법 근사한 장면을보고 사진을 찍었는데, 항공기도 오래되다보니 유리창이 뿌옇게 보여서 제대로 된 장면을 감상하지는 못했다. 보고싶었던 장면은 못봤지만 그래도 제법 괜찮은 장면을 봐서 위안을 삼았다.

그렇게 우크라이나 공항에 도착을 했고, 우버를 불러서 예약해둔 호스텔로 이동을 했다. 아무리 누워서 왔다고해도 11시간의 비행에 조금 지치지도했고, 시차로 인해서 저녁식사 시간을 놓쳐서 배도 고파오기 시작했다.

예약을 한 호스텔을 들어가기까지는 기분과 컨디션은 최고로 좋았다. 11시간의 비행에도 체력이 떨어지지 않아서 안도를 했고, 유럽에 도착했다는 반가움과 그간 다녔던 동남아를 벗어나서 새로운 모습을 보고 있다는 기분좋은 낯설음이 겹쳐서 이제야 여행이 실감이 난다고 해야할까? 하지만 그 여행의 실감을 이렇게도 생생하게 실감을 할 줄이야.

문제의 호스텔에 도착했다.

호스텔에가서 예약을 했다면서 여권을 내밀었다. 깡마른 체구에 조금은 까칠하게 생긴 아주머니는 특유의 러시아어 억양에 조금은 무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단 하루, 아니 하루도 안되는, 길어야 12시간정도 머물 숙소이기에 불편함이 있어도 감사한 마음으로 감내하겠다는 생각으로 체크인을 기다렸는데, 아주머니가 계산기를 꺼내더니 474흐르브냐, 한화 약 23,000원을 지불하라고 이야길했다. 나는 에이젼트에 지불을 다 했다고 말을 하면서 핸드폰에 저장해둔 호스텔의 바우쳐를 보여주었는데, 바우쳐는 쳐다볼 생각도 하지않고, 사람을 무시하며 기분나쁜 억양으로 입술을 쭈~~~욱 내밀고 손가락을 좌우로 저으면서 “노우~~~ 노우~~~ 노우~~~”,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의 연타를 내 얼굴에 시전을 했다. 지금도 그 표정이 생각나는데 상당히 기분이 나빠진다. 그러면서 “유 니드 페이!!”, “유 니드 페이!!”를 외치는 아주머니에게 정말 욕지거리를 한바탕 퍼붓고 싶었던 것을 간신히 참았다.

나는 분명히 지불을 했다, 왜 지불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고 아주머니는 수첩을 뒤지더니 호텔 에이젼트의 전화번호를 찾아서 전화를 하고, 한참동안 2대의 전화기를 가지고 떠들다가 나에게 전화를 바꿔줬다. 에이젼트의 현지 서비스담당자인것 같은데, 하는 말이 자신들의 결제와 지불 시스템에 대해서 설명을 하면서 내가 원하면 취소를 해주겠다, 호텔측이 결제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것 같다고 해서, 취소를 원한다는 아주 짧은 대답을 하고 전화기를 아주머니에게 넘겨주고 숙소를 나와버렸다.

그리고 아내와 함께 다른 호텔을 잡으러 구글지도를 열어서 근처의 호텔을 찾았는데, 호텔이 없어진건지 레스토랑만 운영을 하는건지 불이 모조리 꺼져있더라. 그동안 다른 에이젼트(10박을 하면 1박이 무료)를 이용해서는 문제가 생긴적이 없었기에 그 자리에서 근처의 다른 호텔에 급하게 부킹을 넣었고 처음예약했던 호스텔의 3배가 되는 돈을 주고 무사히 체크인을 할 수 있었다.

지금 그 호스텔의 아주머니 표정만 생각해도 잠이 달아날 정도로 기분이 나빠진다. 사람을 무시한건지 아님 동양인들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지 이유도 모르겠지만, 얼굴을 들이밀면서 입술을 내밀고 “노~우~~~~”를 외치던 모습은 정말이지…. 휴….

아무튼 그렇게 숙소에서 잠을 잘자고 눈을 뜬 후에 서둘러 숙소 근처에서 걸어서 갈만한 곳을 가보았다. 처음으로 간 곳은 구글지도에서 숙소와 아주 가까운 성당이라고 표시가 되어있길래 잠시 들러보는 것으로 했다.

“성 볼로디미르 대성당”이라는 성당인에 숙소에서 걸어서 5분거리에 있었다. 사람들이 성호(가톨릭이나 정교회 등에서 이마와 가슴, 좌우의 어깨에 십자가를 그어 예를 표하는 행위)를 긋는데 가톨릭의 방법과는 다른걸 보니 러시아정교회나 성공회 소속의 교회인것 같았다. 가톨릭에서는 성호를 긋는 순서가 이마, 가슴, 왼쪽, 오른쪽이지만 다른 교회는 머리, 가슴, 오른쪽 그리고 왼쪽의 순서로 좌우가 바뀌어 있다.

성가와 기도소리가 오디오에서 들리는 줄 알았다

성가의 소리와 기도문, 성당에서 들리는 모든 소리가 음향효과로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둘러보다보니 오른편에 성가대석에서 직접 성가를 부르고 있었고, 기도문의 소리는 모두 직접 사제가 읊는 소리였다. 성당의 돔 천장을 울리며 들리는 소리가 어느 오디오보다 더 맑고 좋게 들렸다. 향내 가득한 성당의 냄새도 좋았고, 잠시나마 여행자들의 성인인 성 크리스토포르께 기도를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서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여행자의 성인인 성 크리스토포르께 우리의 여행이 무사히 끝나길 간청드렸다.

성당을 나와 가까운 곳에 황금문(Golden Gate)라는 곳을 들렀는데, 자세한 이야기를 알 수가 없다보니 그냥 커다란 건축물이 있고, 이 곳에 현지인들이 종종 들르는 곳일거라는 막연한 추측을 할 수밖에 없었다. 공항으로 출발해야할 시간이 다가와서 핸드폰을 이용해서 우버를 불렀는데, 황금문을 견학하러 온 아이들이 우리를 가리키며 “재팬, 재팬”이라고 수근거리길래 아내가 “코리아!”라고 응답을 했더니 아이들의 반응이 “우와~~~~ 우와~~~~ 코레아~~~~” 하는 아주 격한 반응을 보여줬다. 추측해보건대 일본보다는 한국을 더 관심있게 생각하는게 아닐까 싶다.

아이들과 사진을 남겨봤다. 그리고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고, 우버를 타고 공항을 향했다.

우버기사님이 우리더러 중국에서 왔냐고 물어보길래 코리아라 답을 했고, 아저씨는 “코리아 굿!!”이라며 엄지 척!!을 해주며, 아저씨는 원래 터키혈통이라고, 아저씨의 할아버지가 한국전쟁에 참전해서 전사를 하셨다며, 또 삼촌 역시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이야기를 해 주셨다.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을 했고, 터키와 한국은 형제라며 마지막에 헤어질때엔 서로에게 행운을 빌어주며 악수를 하고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