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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Taiwan

3박 4일간의 짧은 기간 동안 갈 수있는 해외 여행지가 어디일까 고민하다가 대만으로 결정했고, 항공편과 호텔을 검색해서 예약하고 처음으로 혼자가는 여행지가 되었다. 여행의 재미는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날 때의 긴장감과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기쁨이 아닐까? 이번 여행 역시 소소한 사건들의 연속이었다.

라운지에서 쉬기 위해서 미리 모바일로 체크인을 했고, 비행편으로 보낼 수하물도 없어서 바로 면세구역에 입장했다. 라운지에 들러서 이른 아점을 해결하고 라운지에 앉아서 지루하게 할 일이 없길래 바로 탑승구를 향했다.

인천국제공항 46번 게이트 4층에 있는 나미비아 가족. 아이들이 맨발로 4층 구역을 뛰어놀고 있었다.

언론에 제법 나왔던 “나미비아 가족”이 라운지 입구 바로 앞에있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돌려보면서 즐겁게 웃고 떠들고 있었고, 엄마로 보이는 사람도 보였다. 칭얼대는 한 아이를 달래며 있었고, 아빠로 보이는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들이대고 사진을 찍는 것은 예의가 아닌것 같아 조심스레 셀카를 찍는 척 하면서 뒤로 보이는 모습을 촬영했다.

게이트 앞에서 탑승을 기다리고 있는데 내 이름과 함께 중국어로 2명의 이름을 더 불렀다. 마침 아내와 통화를 하고 있었는데 혹시 좌석의 업그레이드는 아닐까하는 기대감에 얼른 통화를 끝내고 게이트 앞으로 갔더니 모바일로 체크인을 해서 실물 탑승권을 주기 위해서 불렀다했다. 작은 기대를 했던 내 스스로에게 피식 거리며 웃음을 지었고, 바로 탑승을 시작했다.

2시간 30분정도 비행을 하는 동안 아이유가 주인공으로 4명의 감독이 옴니버스로 만든 15분 내외의 단편 영화인 “페르소나”를 시청했다. 두 번째 편이었던것 같은데 주인공과 남자친구의 대화 중에 급하게 메모를 했던 부분이 있다.

“그래, 여행 이야기 좀 더 해줘. 나 궁금해”

“난 싫은데? 이미 지나간 이야기잖아.”

여행을 막 시작한 시점에서 이런 대사가 와 닿았다. 생각이 갑작스레 많아지며 여행에서 내가 찾고자, 얻고자하는 것이 무엇 이었을까? 이번 여행에서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은 무엇 이었을까? 나는 왜 여행을 하는 것일까? 하는 물음이 여행 내내 계속 되었다. 그리고 그 답을 아직도 찾지는 못했다.

대한민국의 여권을 가지고 있으면 대만의 자동 입국심사를 이용할 수 있다.

무사히 항공기는 대만 타오위안국제공항에 착륙을 했다. 이제부터는 느긋하게 내 걸음으로 4일동안 생활해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하면서 입국심사를 기다리는데 줄이 생각보다 길었다. 그리고 옆에 써 있던 우리나라의 자동출입국 심사와 비슷한 e-Gate를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를 보았고 얼른 걸음을 옮겨서 신청 후 핸드폰의 와이파이를 이용해서 등록완료. 바로 자동입국심사대에서 심사완료. 입국!!!

대만의 첫 인상은 홍콩과 일본을 섞어 놓은 느낌이었다. 복잡하고 거리의 모습은 홍콩과 비슷했고, 시스템은 일본과 비슷했다. 또한 단체로 몰려다니는 중국여행객의 모습이 많이 보이지 않아 다행이다 싶었다.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시먼역 방향으로 가는 길

타이베이 메인역에서 숙소가 있는 시먼역까지는 걷기로 했다. 도시의 느낌도 익히고 주변의 구경도 할겸 작은 가방을 끌고가며 두리번거렸다. 타이베이 메인역의 출구를 찾지 못해서 조금 헤매긴 했지만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천천히 둘러보며 걷다가 붕어빵 처럼 즉석에서 만들어 파는 빵이 있길래 2개를 사서 입에 물고 계속 걸었다.

우리나라돈으로 1개에 550원정도하는 빵을 2개 사먹었다. 팥, 크림 두가지였는데 앙금이 가득 들어있는 맛이 참 좋았다. 다른 맛으로 2개를 주문했더니 다른 봉투에 넣어주길래 하나에 담아 달라했는데 맛이 다른 것들을 하나에 담을 수 없다고 했다. 나이가 제법 있는 아저씨가 영어로 설명을 해 주었다. 여행 중에 알게되었지만 대만사람들이 영어를 잘 하지 못한다. 숙소의 사람들 외에 음식점이나 가게의 사람들은 영어를 전여 못하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았다. 학력이 낮은건 아닐텐데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숙소에 거의 다다를 무렵 타이베이 예술의전당 처럼 보이는 광장에서 연극을 연습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에는 그대로 연극을 하고 있었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딸과 아버지의 역할을 하는 배우가 갈등을 겪는 장면이었던 것 같다. 무대 양쪽의 전광판에 중국어로 자막이 나왔는데 배우들의 대사와 함께 그리 보였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이벤트로 보였다. 무대 양쪽에서 음악도 직접 연주하고 있었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고 잠시 휴식. 저녁식사도 하고, 짧은 거리는 타이베이의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서 미리 등록을 해야했기에 숙소를 나섰다. 시에서 운영하는 자전거를 UBike라고 불렀는데, 휴대폰의 앱을 이용하면 곳곳의 자전거 보관소의 위치와 현재 사용가능한 자전거의 수가 자세히 나와있었다. 등록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다만 대만에서 사용가능한 전화번호가 있어야하고 요금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대만의 교통카드인 이지카드도 준비가 되어있어야 했다. 보관소 옆의 키오스크에서 간단히 등록하고 약 5분 후에 바로 사용을 할 수가 있었다. 타이베이 여행중에 짧은 거리를 걷고, 그 보다 조금 먼 거리는 자전거를 이용했다. 물론 아주 먼거리는 버스와 지하철을 탔다. 서울, 성남, 안산의 자전거 시스템을 타이베이의 그것에서 많이 배웠다는 기사를 본 기억이 났다.

자전거를 타고다니면서 나도 모르게 휘파람을 불며 다녔다. 영화 첨밀밀의 주제곡인 “첨밀밀”. 영화에서 처럼 주인공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흥얼거렸던 모습이 나도 모르게 생각이 났었나보다. 같은 중화권이다 보니 더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어두워진 후에 자전거를 타고 가보고 싶었던 음악라운지를 찾아갔다. 인터넷 검색에서는 주인이 음악을 좋아해서 엄청나게 좋은 스피커와 시스템을 가지고 라운지를 만들었고, 아마추어 DJ들이 교대로 음악을 선곡한다해서 주말이지만 조금 이른시간인 저녁 8시쯤 도착했다. 입구가 어디인지 처음엔 찾지 못해서 당황했지만 커다란 나무문을 옆으로 밀고 들어갔더니 직원이 신발을 벗고 들어오라했다. 미안하다고 이야기하고 운동화를 입구에 벗어두고 들어갔더니 어두침침한 모습이 아내와 연애할때 들렀던 홍대입구의 “나비도 꽃이었다 꽃을 떠나기 전에는”이라는 카페의 분위기가 생각났다. 다만 홍대의 그곳은 인도의 마약굴 같은 느낌이었다면 대만의 음악라운지는 그 보다는 훨씬 모던한 느낌이었다.

타이베이의 음악라운지 카페. Double Check

Double Check에서 나오던 몽환적인 느낌의 음악

Double Check의 직원 역시 영어는 서툴렀다. Beer는 잘 알아들었는데 Draft Beer는 못알아 들더라. 해서 생맥주 기계앞에서 손가락으로 가리켜서 맥주를 한 잔 주문했다. 맥주 맛은 아주 좋았다. 다만 카페에 오기 전에 배불리 먹었던 저녁식사 덕분에 벌컥거리며 마시지는 않았다.

나 혼자있는 가게에서 갑작스레 외로운 느낌이 들기도 했고, 직원들과 대화를 하고 싶었으나 뭔짓을 하는지 얼굴도 보여주지 않아 맥주만 마시고 바로 나와서 숙소근처의 번화가인 시먼을 둘러봤다.

역시 주말이라 젊은이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거리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서로 춤을추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젊은이들 사이에 끼지 못하고 조금 더 젊었을때 이런 경험을 못해봤다는게 많이 아쉬웠다.

토요일 시먼 중심가의 젊은이들.

그들을 잠시 보며 갑자기 쓸쓸함이 또 밀려왔다. 지금을 함께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크게 느껴졌던것 같다. 그렇게 시먼을 잠시 둘러보고 맥주를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의 와이파이가 엄청나게 느려서 답답함에 하루의 글을 올린 후에 첫 날을 그렇게 마무리 했다.

여행 전에 어디를 어떻게 갈지는 정해놓은게 없었다. 다만 꼭 가야하는 곳을 두 곳 정해두었는데, 하나는 예류지질공원이었고 다른 하나는 대만고궁국립박물관이었다. 날씨를 확인하면서 비가오게되면 박물관을 가고 비가 조금은 더 적게오는 날에 지질공원을 가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여행 두 번째 날의 날씨가 더 좋은것 같아 일요일이지만 예류지질공원을 가기로 하고 간단한 조식 후에 준비를 해서 길을 나섰다.

두 번째 날은 예류지질공원을 가기로 했다

타이베이 메인역까지는 전날 등록했던 자전거를 이용했고, 지하도를 통해서 버스터미널까지 걸었다. 일요일 아침 9시가 넘은 시간이었는데 타이베이의 가장 큰 번화가고 가장 큰 지하상가가 문을 열지 않았더라, 일요일이라 그런 것인지 원래 아침 10시는 지나야 문을 여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의 지하상가와는 많이 다른 모습에 조금은 당황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시외버스격인 버스를 타고 약 1시간 10분 정도 가니 예류지질공원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려 작은 포구를 지나서 입구에 도착하니 11시가 되었는데, 단체관광객들의 무질서가 난리도 아니었다. 그 시간엔 대부분 한국 단체여행객들이었는데 가이드가 나눠주는 음료수를 못받았다고 소리를 지르고, 이리와라 저리가라하며 서로 부르는 소리가 아주 혼란스러웠다. 입장권을 끊고 바로 입장을 했다.

제일 유명한 바위인 여왕얼굴바위를 모사해둔 조형물 앞에서 인증샷 하나 남기고 계속 깊숙이 들어갔다. 예상했던 대로 사람들이 참 많았고, 그 사람들은 12시를 넘기니 단체 중국인들이 밀려들어와 내가 나갈시간인 2시 즈음엔 중국사람들이 전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지질공원 옆에있는 해양공원 식당에서 식사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여왕바위, 그와 사진찍으려 줄을 서 있는 사람들

다시 타이베이로 돌아왔다. 무얼할까 하다가 가보고 싶었던 곳인 타이베이 시네마 파크라는 곳을 향했다. 구글지도에 올라와있는 사진들에 그라피티와 함께 작은 공원이라는 표현이 있었고 젊은 사람들이 버스킹을 하는 곳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자전거를 이용해서 찾아갔다. 일요일 작은 공원의 우리네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 동호회인듯 모델을 섭외해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있었고 가족끼리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들, 삼삼오오 모여서 이야길 나누는 사람들이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용산사를 향했다. 어떤 의미의 사찰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패키지 여행의 안내를 보면 이곳은 꼭 들르는 곳이길래 가보았다. 용산사 바로 맞은편의 공원은 우리나라의 탑골공원과 비슷한 모습이었다. 아저씨들이 모여서 서로 장기를 두고있었고 훈수를 두는 사람, 감탄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한켠에서는 한 명의 아저씨가 한참 이야기를 하면 맞은편의 사람이 다시 이야기를 하고 주변의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아마도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 토론을 하는 듯했다. 그리스의 소피스트들 처럼 자신의 생각을 피력하고 질문을 받고 대답을 해주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듯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그런 모습을 봤던 기억이 났다. 지금은 사라진 우리의 모습을 봤다.

일요일이라 그런것인지 매일이 그런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용산사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 기다린 향을 하나씩 손에 들고 기도를 하고 경전을 들고 기도를 하는 모습이었다. 또 구내에서 판매하는 접시에 담김 음식들을 제단에 바치는 모습도 있었다.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가족의 건강과 자신의 바램을 빈다는 것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산사의 스님들이 모두 여자라는게 조금은 의아했다.

용산사의 기도 종소리. 스님들이 모두 여자다.

용산사를 나와서 조금 걸었다. 저녁식사를 해야했고 시내의 뒷골목 구경도 하고 싶었다. 용산사 바로 옆의 야시장은 오픈준비로 분주했다. 야시장의 골목을 구경하다가 저녁식사를 어떻게 할지 생각하면서 일단 숙소 쪽으로 향해 걸었다. 인적이 뜸했고 큰 상가나 식당도 보이질 않았다. 주머니에서 지도를 꺼내서 확인하며 걷고있었는데 갑자기 나타난 한 무더기의 한국사람들이 보였다. 식당 앞에 모여서 각자 대기번호를 확인하고 있었는데 여행 출발 전에 우연히 보았던 “원나잇 푸드트립”에서 이연복 쉐프가 들러서 식사를 했던 연어초밥식당이었다. 입구에는 서울 강남에 2호점을 오픈했다는 광고가 있었고 엄청난 한국 사람들이 차선까지 내려와 서 있었다.

나는 그 가게를 지나쳐서 조금더 걸었더니 우육면 식당이 있길래 그곳에서 식사를 해결했다. 조금 매운맛을 주문했는데 먹다보니 많이 매워서 맥주를 주문해서 같이 먹었다.

저녁을 먹었으니 대만의 야경을 보러 샹산전망대를 향했다. 타이베이의 랜드마크인 타이베이101 건물에 오르면 야경이 멋지다고는 했지만, 진정한 야경은 그곳이 아니라 그것이 보이는 곳에서 감상하는 것이라는 말에 타이베이101이 잘 보인다는 산을 향해서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 높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계단으로 되어있었고 계단의 폭이 내 보폭과 맞지 않아 걷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게 땀을 흘리며 첫 번째 전망대를 지나 지도에 표시되어있는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여행 출발 전에는 전망대 꼭대기에서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내려오는 생각이었는데, 맥주를 준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중간 즈음에 깨달아버렸다. 아쉽다는 생각에 제일 꼭대기까지 올랐더니 한국에서 여행온 누군가가 맥주를 마시고 있었다. 내가 제일 해 보고 싶었던 것인데 참 많이 아쉬웠다.

전날 갔었던 음악라운지카페와는 다른 모습이길 기대하며 Revolver라는 라이브 바를 찾았다. 지하철에서 내리니 비가 부슬거리며 내리기 시작했다. 1층에서는 맥주를 비롯한 각종 주류를 판매하고 2층에서는 방음을 해둔 작은 공간에서 아마추어 밴드들이 공연을 하고 있었다. 2층에서는 술을 마실 수 없다했고 공연을 보기 위해서는 우리돈 약 13,000원 정도의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했다. 잠시 2층에 들러서 구경만 해보고 뛰는 심장을 간신히 추스리고 1층에서 맥주를 한 잔 마셨다.

어떤 컨셉인지는 모르겠지만 벽에는 예전 영화의 포스터와 스틸컷 사진들이 걸려있었다. 오래간만에 만나는 람보형님도 있었고 킹콩도 만났다. 찾아온 손님 중에 시커먼 커다란 개를 데리왔는데, 시커먼 개의 목에는 금색징이 박인 목걸이가 걸려있었다. 이런 개를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2층의 공연을 봐야할지 말아야할지 고민끝에 피곤하기도 했고 괜시리 아마추어 밴드의 공연을 보게되면 옛 생각이 날것 같아 숙소로 돌아왔다.

꼭 가고 싶었던 국립고궁박물관

대만에서 꼭 가보고 싶었던 국립고궁박물관을 향했다. 예류지질공원을 갈때엔 비가 오지 않았고, 세 번째 날에 비가내려 다행이다 싶었다. 숙소를 나와 바로 시내버스를 타고 박물관에 도착했다. 고즈넉한 산 아래에 덤덤히 서있는 박물관이 비가 내리니 더 운치가 있었다. 다행이 생각보다 단체 관광객이 적어보였고 전날 용산사 구경을 마치고 그 곳에서 인터넷으로 예매한 티켓으로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입장 전에 가방을 보관함에 넣어 두어야했고, 여권을 맡기고 오디오가이드를 대여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반드시 오전에 가서 3층부터 둘러볼 것!!

3층부터 둘러보며 내려올지 1층부터 올라가며 구경할지 잠시 생각하다가 1층부터 둘러보기로 했는데 정말 잘못한 선택이었다. 내가 3층에 도착했을 때에는 엄청난 중국 단체관광객들로 인해서 집중을 할 수도, 제대로 감상을 할수도 없었다. 박물관 직원들이 군데군데 서서 조용히 하라는 팻말을 들고 있긴했지만, 그들에게는 그런것 따위는 필요없어 보였다. 급기야 직원이 쫓아다니면서 주의를 주었지만 그 때뿐이었다. 돌아서면 다시 시끄러웠다. 다음에 오게된다면 꼭 3층에서부터 둘러봐야겠다고 생각하고 1층과 2층의 유물들을 제대로 본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시계를 보니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길래 박물관 내에 있는 제법 고급스러운 식당을 찾았다. 볶음밥과 딤섬, 중국차를 시켜서 천천히 먹었다. 가격은 제법 나왔지만 만족스러웠다. 점심을 늦은시간에 든든히 먹어서 저녁 6시로 예약을 해둔 식당을 취소를 해야했다. 여행 첫 날 저녁을 먹으러 들어간 식당이 있었는데, 예약이 아이면 서빙을할 수없다고 해서 그날 저녁으로 예약을 해 두었었는데, 이 상태로는 맛있게 먹을 수 있을것 같지 않아서 취소를 했다. 꼭 가고싶었던 곳이었지만 이런 아쉬움이 있어야 다음 여행에 준비를 하지 싶었다.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여행기간동안 많이 걷기도 했고, 전날 받았던 마사지의 후유증인지 종아리도 뻐근했다. 잠시 낮잠을 잤다. 오래자면 밤에 잠이 안올까 두려웠고, 마지막 날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는 것도 원치 않았다. 여행 마지막 날이면 많이 아쉽고 아쉽다. 그래도 저녁식사는 해야겠기에 우산을 챙겨서 길을 나섰다. 비가내리는 월요일 저녁인데도 시먼에는 사람이 많았다.

꼬치요리 식당을 찾았다.

간단히 꼬치에 맥주를 한 잔 하려고 음식점을 찾아 돌아다녔다. 아침 간판에 꼬치가 그려져있는 식당이 있길래 들어갔다. 역시 영어를 할 줄아는 직원이 없었고 메뉴를 달라고 했더니 테이블의 신문지를 가리켰다. 메뉴에 먹음직 스럽게 담겨있는 깍둑썰기를 해놓은 소고기 요리가 있길래 꼬치보다 더 맛나보여 주문을 했다.

주문 후에 종업원이 안내문을 가져왔다. 제한시간 30초 동안 젓가락으로 옮겨담은 고기만 요리를 해 준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젓가락질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당연히 자신있게 좋다고 이야길 했다. 고기를 셋팅해주고 타이머를 작동시켰다. 그랬더니 갑자기 종업원 4명이 나를 둘러싸고 핑크색 메가폰을 들고 손으로 두드리며 “짜요!! 짜요!!”를 외쳤다. 헐~~~ 그 부끄러움이라니… 식사중이던 모든 사람들이 벌떡 일어나 나를 쳐다봤다.

무사히 30초는 지나갔고, 무게를 재더니 조금더 고기를 추가해주고 요리를 해 주었다. 고기는 다행이 맛이있었고, 추가로 갈릭라이스를 주문해서 함께 먹었다. 지나서 하는 이야기지만 그 자리에서는 너무나 부끄러워 고개를 들고 있을 수 없었다. 다만 이곳이 한국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며 버티며 음식을 먹었다.

숙소에 돌아와 잠을 청하고 떠나야하는 날이 밝았다. 느긋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챙겨 숙소를 나섰다. 숙소 테이블에 잘 쉬고 간다는 메모를 남겨두었는데, 열흘이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답장이 없는걸 보니 청소하는 메이드가 낙서인줄 알고 버린것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여행을 마무리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여행의 아쉬움은 추억으로 남겨두고 지나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것이라는 여행 가는 날 보았던 드라마의 대사를 생각해본다. 다만,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내 삶이고 모든 것들이 나의 한 부분이 되었다는 기억만 남겨둔다.

2 Comments

  1. 초심

    예류지질공원은 항상 많은 사람들로
    온전한 감상이 되질 못하는거 같아요~~~저긴 가보고 싶네요
    혼여행중의 외로움도 값진 시간들이죠
    또 하나의 님의 과거가 된 추억들!!!
    여행 잘 마치고 오셔서 보기 좋으네요

    • neilson

      감사합니다.
      혼여행의 외로움을 너무 오래간만에 느낀것같아요. 이 역시 제 삶의 일부에 기록해 두는거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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