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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페이 셋째 날

벌써 마지막 저녁이다.

알람을 8시에 맞춰두고 잠을 잤는데, 늦게까지 다운받아둔 슈퍼밴드를 보다가 자서 그런건지 아침이 조금 찌뿌등했는데, 이내 익숙해졌다. 여전히 같은 메뉴의 조식에 오늘은 과일을 조금 먹었더니 든든한 느낌이었다. 다만 날이 흐리고 새벽부터 비가 날린 탓인지 따뜻한 수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방으로 돌아올때 커피를 한 잔 더 받아서 씻고 준비하며 홀짝거렸더니 헐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오늘의 일정은 국립고궁박물관을 들른 후에 낮 12시에 예약해둔 타이베이 퓨전요리식당인 “Ducky Restaurant”의 예약을 저녁 6시로 바꿔서 저녁식사를 하는게 주요일정이었다.

박물관에 가는 버스안에서 예약을 바꾸고 박물관에 도착했다. 예상했던대로 숲으로 둘러싸여있는 조용하고 웅장한 건물이었다. 다만 버스 하차후에 건물에 다다르는 길이 그다지 친화적이지 않은 느낌이었다. 조금은 생뚱맞게 홀로 서있는 그런 느낌.

여권을 맞겨두고 오디오가이드를 150대만달러에 렌트한 후에 백팩을 사물함에 넣어두어야했다. A4용지보다 큰 가방은 가지고 입장할 수 없고 물통 역시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했다. 어제 용산사에서 쪼그리고 앉아 예매해둔 온라인바우처를 QR코드 리더기에 인식한 후에 바로 입장.

3층부터 보면서 내려올까하다가 1층부터 둘러서 보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건 잘못 생각한 부분이다. 내가 3층에 다다를 무렵엔 사방이 중국인과 한국인의 단체들로 북새통이었고 대만국보 1호라는 배추모양의 비취를 깎아둔 상은 보긴했으나 제대로 감상할 틈도 없었다. 혹, 다음에 다시 오게된다면 꼭 3층부터 들러서 거꾸로 내려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서도 중국문화 특유의 무질서가 아주 판을 치더라. 덩달아 몇몇 한국사람들도 한국문화 특유의 무질서를 보여주고 있었다.

유물앞에서 가만히 감상하고 있으면 옆구리 쪽으로 쑥~~ 들어오는 핸드폰. 그리고 찰칵!! 바로 퇴장. 한 발 떨어져서 감상하고 있으면 내 앞으로 줄지어 지나가는 사람들. 자기 아이들을 내 앞으로 들이미는 부모들. 아무튼 하루종일 봐도 다 못본다는 박물관의 썰은 말 그래도 썰이었다고 생각했다. 몇 년을 주기로 유물을 교체전시한다던데 그때 다시 한 번 와서 천천히 둘러봐야겠다.

중간에 배가고파 시계를 봤더니 1시를 훌쩍 넘었다.

바로 부속건물에 있는 식당에 들러서 볶음밥과 딤섬, 중국차를 주문해서 잘 먹으며 생각해보니 이 상태로 저녁 6시에 예약해둔 식당을 가더라도 맛나게 먹지는 못할 것 같더라. 해서 다시 예약취소. 이 식당은 꼭 다음번을 기약하기로하고 숙소로와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어제 전신마사지의 여파인지 많이 걸었던 여파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리가 뻐근해서 숙소에서 휴식. 저녁은 먹어야겠기에 간단히 꼬치에 맥주를 한 잔 마실겸해서 숙소근처의 시먼딩 번화가에 나갔다. 평일 저녁에도 젊은 사람들은 엄청 많더라. 극장 앞에도 줄을 서 있었고, 비가내려도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들. 타이베이에는 비가 많이 온다더니 그래서 인지 비가와도 다들 아무렇지도 않게 돌아다녔다.

지나가면서 간판에서 봤던 꼬치가 생각이나서 그 식당을 찾아서 다시배회. 혹여나 “캬야잼”을 파는 곳이 있는지 몇군데 상점을 들렀으나 그런건 없다더라.

식당에 들어가서 메뉴를 달라고 했더니 웬 주간신문지를 내줬는데, 그게 메뉴였다. 메뉴에 깍둑썰기한 소고기가 보이길래 주문을 했고, 30초 동안 젓가락으로 옮기는 양 만큼 구워주는 메뉴였다. 해보지 뭐~~ 라는 생각으로 준비해준 고기를 옮기는데 분홍색 메가폰을 손으로 두들기며 종업원 4명이 나를 둘러싸고 “짜요!!”를 외쳐주고, 나는 부끄러워서…. ㅋㅋㅋ…. 주변의 사람들이 다들 쳐다보고. ㅋㅋㅋ….

암튼 그렇게 고기를 구워서 먹고 더불어 생맥주도 한 잔 마시고, 고기가 짜길래 갈릭공기밥도 시켜서 더 먹고… 간단히 꼬치에 저녁을 먹으려던게 일이 커져버렸다. 잘 먹고, 잘 쉬고, 들어오는 길에 편의점 들러서 맥주 2캔사고 씻고 이제 앉아서 일기쓴다.

******* 인터넷이 느려서 사진은 추후에 포스팅~~~